그저 걷고 있는거지
신해철
난 한 번쯤은
저 산을 넘고 싶었어
그 위에 서면
모든 게 보일 줄 알았었지
하지만 난 별다른 이유 없어
그저 걷고 있는 거지
해는 이제 곧 저물 테고
꽃다발 가득한 세상의 환상도
오래 전 버렸으니
또 가끔씩은 굴러떨어지기도
하겠지만 중요한 건
난 아직 이렇게 걷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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