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이지형.
사랑은 나의 어깨를 지나
나의 두 뺨을 지나
일분 일초보다 더 짧은 순간을 지나
바람처럼 스쳐지나가듯
언젠가 한 번은 마주쳤을지도 몰라
어딘가에 있을 것 같지만
언젠가는 만날 것 같지만

사랑은 나의 창문을 지나
좁은 골목을 지나
새벽 출근길의 또각또각 구두소리
헛기침하며 잠을 깨우던
누군가가 어쩜 그대였는지도 몰라
어딘가에 있을 것 같지만
언젠가는 만날 것 같지만

사랑은 하루에도 몇 번씩
혼자 길을 걸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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