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소리
한낮의 햇살들 모두
지하에 스며든 뒤에
뒤따라온 물방울
내리쬔 햇볕 따라
땅을 두드리며
햇빛가득 하던 자리
채우는 듯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에 발맞추어
우산 쥐고 걸어가는
아이들은
신호등 앞에서 종종걸음으로
파란불 기다리면서
웃음꽃을 피우는데
벚꽃나무
아래서
태양을 받아내던
땅을 식히는 듯
가볍게 내려와서
스미는 비
한 모금 목을 축인 가로수 꽃잎들은
하얗게 아스팔트 수놓았네
신호가 바뀌고 아이들은 이제
수놓아진 횡단보도 날아가는 나비처럼
살랑 살랑 흔들리는 우산들고
버스 문이 열려 들어오는 사람
검은 신발에 붙어온
작은 벚꽃 꽃잎 하나
빗물냄새 하나
녹은 향기 하나
내 맘에 놓아 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