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상처가 나고 또 흉터가 지고
살이 아물고 다시 발을 넣고
싸움을 하고 또 화해를 하고
한 해가 가고 다시 손을 잡고
발에 맞지 않던
신발을 또 구겨 넣듯이
우리도 그렇게 서로가
구겨져 길들여지고
아파도 참고 눈물이 나도
버리지 못하고
오래 신을수록 편해지는
내 그 신발처럼
그렇게 내게 넌 내게
그렇게 내게 넌 내게
그렇게 내게 넌 내게
그렇게 내게 넌 내게
비가 내리고 땅이 젖어도
진흙탕에도 우린 함께였고
끈이 풀리고 니가 다 헤져도
난 너 하나만 고집하며
어디든 갔어
발에 맞지 않던
신발을 또 구겨 넣듯이
우리도 그렇게
서로가 구겨져 길들여지고
아파도 참고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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