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 고무신
홍원빈
어머님 따라 고무신 사러 가면
멍멍개가 해를 쫓던 날
길가의 민들레 머리 풀어 흔들면
내 마음도 따라 날았다
잃어버릴라 닳아질세라 애가 타던 우리 어머니
꿈에서 깨어 보니 아무도 없구나
세월만 휭휭 검정 고무신 우리 어머니
보리쌀 한 말 이고 장에 가면
사 오려나 검정 고무신
밤이면 밤마다 머리맡에 두고
고이 포개서 잠이 들었네
잃어버릴라 닳아질세라 애가 타던 우리 어머니
꿈에서 깨어 보니 아무도 없구나
세월만 휭휭 검정 고무신 우리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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