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 넘기듯 넘기는 하루
허락되지 않는 잠깐의 멈춤
거울 볼 짬 내기도 힘들어요
언제부턴가 잃어버린 여유
산다는 건 곧 일한다는 얘기
일하려 자고 일하려고 깬다
조금씩 빛을 잃어가는 두 눈
잘 사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쉴 틈 없이 걷다가
숨 가쁘게 걷다가
서서 마시는 커피는
이렇게나 달구나
비틀대며 걷다가
휘청이며 걷다가
서서 마시는 커피는
이렇게나 달구나
서서 마시는 커피
서서 되찾는 호흡
일어나기 참 힘이 드는 아침
추스르고 또 추스르는 마음
거울 속의 모습이 낯설어요
언제부턴가 달라진 표정
쉴 틈 없이 걷다가
숨 가쁘게 걷다가
서서 마시는 커피는
이렇게나 달구나
비틀대며 걷다가
휘청이며 걷다가
서서 마시는 커피는
이렇게나 달구나
쉴 틈 없이 가다가
숨 가쁘게 가다가
서서 마시는 커피는
이렇게나 달구나
비틀대며 가다가
휘청이며 가다가
서서 마시는 커피는
이렇게나 달구나
서서 마시는 커피
서서 되찾는 호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