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

이종민

나 이젠 알아 당신의 그 눈물 그 고통 안에서 내 삶이 자라온 걸
이젠 작아져 버린 흰눈처럼 하얀 그 모습은 담배연기처럼

덧없다던 그대의 얘기일까 힘없던 그 뒷모습 조그만 과일봉지에
담긴 한숨 나 바보같이 하지 못한 입가에 맴돌다 후회하던 말

사랑해요 그대를 날 용서해요 너무도 커 보이던 그대 그리워져
괜찮아요 이제는 어떤 아픔도 모두 대신할 내게 기대어봐요

그 댈 닮은 기억해 그 골목길 무거운 내 어깰 잡던 지친 웃음
나 바보같이 하지 못한 입가에 맴돌다 후회하던 말

그 한숨 섞인 세월 그 안에서 또 다른 그대인 내가 살아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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