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실에 파리 한 마리가 들어왔다. 파리는 계속 떠돌다가 창문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는 유리창에 쿵 하고 부딪혔다. 파리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이 계석 밖으로 나가려고 윙윙 거리며 발버둥쳤다. 분명이 눈앞엔 아무것도 없는데 도저히 밖으로 나갈 수가 없는 것이다. 왜 그 모습이 그렇게도 내 모습 같은지... 세상엔 보이지 않는 유리벽이 너무도 많이 놓여 있다. 어릴때 보았던 그 열린 세상은 사실은 유리벽으로 칸칸이 나누어져 있다는 걸 이제서야 일일이 부딪혀 가면서 깨닫고 있다. 파리가 언젠간 유리창을 깰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