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뱅이굿 하-배뱅이 혼령 위로 굿(앞대목)

Unknown


詞 :
이렇게 배뱅이를 북망산천에 갔다 깊이깊이 묻어 놓고 집에 돌아와 배뱅이 부모님은 눈물과 근심으로 세월을 보내다가 하루는 두 늙은이가 하는 말이
(자 - 우리 재산 두어 두면 무엇에 쓰겠소 배뱅이 하나 죽었으니 우리 각 도 부당들이나 불러서 배뱅이 죽은 넋이라도 한번 더 들어 봅시다)
이렇게 굿을 하기로 의논을 하고나서 굿한다고 광고를 냇더니 무당들이 모여 드는데 오천 칠백 일흔 두명이 모여 들었단 말이야요.
배뱅이 아버지가 가만히 생각을 해 보니까 이 여러 무당들이 다 굿을 했다가는 있는 재산이 아무리 많다 해도 굿하고 나서 거지가 될 판이야요 그래서 그 동중에 제일 부질부질하고 싸움 잘 하는 청년 하나를 불러 가지고.
(이 여러 무당들이 굿을 하는데 그 무당 중에서 굿을 잘하는 무당이면 주어 주고 잘 못하는 무당이면 당장 네가 내쫓아라)
이렇게 무당 점고를 하는데 제일 어린 황해도 무당이나 저 평양 무당이 한마디 해 보겠다.

唱 :
나무아미 타 불이로다

詞 :
가만히 보니까 무당이 너무 점잖게 한단 말씀이야요
(그 무슨 굿이 그렇게 점잖어요 굿을 할랴면 말예요 이렇게 점잖게 해야지)

唱 :
어 - 에야 오늘이야 가을이면 봄 보자 봄이면 가을 보자 어 - 어야 괘심 하구나.

詞 :
(아 이렇게 해야지 아주 너무 점잖아서 틀렸어요 나가요)
이 무당은 그만 점잖게 했다고 쫓겨 나갔지요.
다음 무당은 점잖은 부당이 쫓겨 나갔으니 나는 들어 가서 한번 까불면 괜찮을 것 같아서 한번 까불어 보는데.

唱 :
나무아미타불이로다.
온다고 하기도 제면쩍고 간다고 하기도 부끄럽소 나무아미 타 - 불이라 요렇게 왔다 조렇게 갈걸 낸들 당초 왜 왔던가 나무아미 타 - 불이라.

詞 :
여보 당신 너무 까불어 틀렸어 나가요
(내 글럴 줄 알았죠)
이렇게 그만 까불다 쫓겨 나갔죠.
다음 무당은 저 황해도 해주 무당인데 보혈 굿을 한마디해 보는데
唱 :
보혈야요 보혈야요 가망마노라 보혈야요
높은 남게 황실래요 얕은 남게 청실래요 황밤 대추 시실과는 제후지신의 차지로다.
보혈야요 보혈야요가망마노라 보혈야요.

詞 :
아니 배뱅이 혼이 와야지 보혈이만 찾으면 되나요 나가요 또 쫓겨 나갔죠.
요다음 무당은 강원도 두뫼 산골 무당이 한마디 하는데.

唱 :
에라 임금 만세라 에라 임금 만세라 오늘날에 오늘날에 원하는 금일 원하는 금일 사바세계 사바세계 남섬부주 남섬부주 해동제일 우리 나라 에라 임금 만세라 에라 임금 만세라 오늘날에 이댁 가충 금년신수가 대통할 제 에라 임금 만세라 에라 임금 만세라

詞 :
이 무당 또 쫓겨 나갔죠 다음 무당은 서울 무당이 서울 굿을 하는데.
(무당공수) 에 - 어구자 아주 제길 할 것 하위동방 굽어 보니 뿌연 막걸리 한잔 없고 원산 말뚝 하나 없고 쓸쓸하구나 에 그렇지만 우리 대감이

唱 :
멋이 멋대로 뚝 떨어져서 우리 대감이 내려를 왔네 우리 대감이 내려와서 은산에 가서 은을 지고 금산에 가서 금을 지고 업어 드리고 져드려라 재수소망을 섬겨주마 덩기 덩기 덩덩 덩더쿵아 쳐라 얼사.

詞 :
이렇게 여러 무당들이 굿을 해도 배뱅이 혼이 도무지 아니 와서 배뱅이 부모님은 안방에서 병이 나 누워 있으면서 굿청에는 내다 보지도 않고 속을 태우고 있을 적에,
이때 마침 저 - 평양의 어떤 한 재산가의 아들로 재산은 기생 놓음에 다 털어 먹은 건달 친구 하나가 노자냥이나 가지고 강산유람차로 떠났다가 마침 온다는 것이 배뱅이 굿하는 동리를 우연히 당도하여 어느 주막거리에 앉아서 한 쪽을 바라보니까 조그마한 오막살이 막걸리 집이 있단 말이야요.
그런데 이 간달 친구 돈냥이나 가지고 떠났던 것은 다 없어지고 배는 고픈데 야단 났어요.
에라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이니 들어가 한 잔 달래 먹고서 나중에 경을치든가 어떻게 할 작정으로 찾아 들어갔죠.

(건 달)
[여보 할머니 집에 계십니까?]

(할머니)
[아이고 그 누구요?]

(건 달)
[할머니 그 술 한잔 주소고레]

(할머니)
[아 - 그래요]

詞 :
술 한 잔 갔다 주었지요. 바가지로 갔다 주니까 건달 여석이 한 모금에 쭉 - 마시고 보니까 범 모기 잡아 먹은 것 같고 고래 건지 잡아 먹은 것 같아 더먹고 싶어서 견딜 수가 있어야지. 이 때 마침 사방을 둘러보니까 아무도 없어요 에라 강제로 좀 더 뺏어 먹을 작정으로,

(건 달)
[할머니]

(할머니)[왜 그러나]

(건 달)
[지금 먹은 술 외상인데 외상에 몇 잔 더 주소고레]

(할머니)
[아니 뭐 외상? 외상 요런놈 보아라 요런 장내 부자가 되어 늙어 죽을 놈 같으니 아니 술 외상 외상?]

(건 달)
[아이 할머니 술 와상 안주겠어? 외상 안주면 재미없어]

(할머니)
[아이구 얘야 다 먹어라 다 먹어 다 먹어 고놈의 눈에 핏줄이 왔다 갔다하는 게 아무 때라도 사람 잡아 먹고 피똥 쌀놈의 자식이로구나]하니까.

詞 :
이 건달 친구가 막걸리를 동이째 들이마시고서 한참 술 주정을 해 보는데
[할머니야 세상이 이게 다 뭐요 한 잔 먹고 보니까 이게 다 경우가 있어야 되는 법이야 에 ~ 에 끽
사람이 말이야 한 잔 먹을 때는 먹고 놀고 춤 출때는 춤을 추고 할머니 응]
이렇게 한참 주정을 하다가 보니까 뒷 동리 큰 기와집에서 아 - 북 치고 장구 치고 야단 법석 하는 소리가 나단 말씀이야.

(건 달)
[할머니 저 동리에서 왜 저렇게]

(할머니)
[야 이 자식아 난 그 이야기만해도 눈물부터 난다 그 집으로 말하면 서울 장안에 이 정승 김 정승 최 정승이 명산에 기도 하여 앞집에 세월네 뒷집에 네월네 가운데집 배뱅이를 낳았는데 세월네 네월네는 시집을 가서 아들 딸 낳고 잘 사는데 가운데ㅅ 집 배뱅이는 늦도록 시집을 못 가고 있다가 좋은 가중에 약손해 놓고 예장 혼수 비단 까지 받아 놓고 그만 배뱅이가 죽었단다. 불쌍히 죽었지 불쌍히 죽었어 엉엉 어...엉]

(건 달)
[할머니 그 뭇엇을 그렇게 울어요 예장 받아 둔 것 이런 것 다 잘알아요]

(할머니)
[얘 배뱅이가 예장 받아 둔 비단이 여러 가지다]

(건 달)
[무엇 무었입니까]

(할머니)
[얘 이렇게 여러 가지야 달이 돋아 월광단 해가 돋아 일광단 길주 명천 회령주 명주 세필 삼동주 흑공단 목공단 만수청산 운무단 제갈공명 와룡단 연안자주 흰자주 해주자주 남자주 이렇게 여러 가지이고 또 그 옥양목 버선이 백 켤레나 된단다]

(건 달)
[할머니 그뿐이던가요]

(할머니)
[왜 그뿐이겠나 배뱅이가 세살 적에 배뱅이 할아버지가 배뱅이 귀엽다고 나가 놀면 나가 놀라고 한 푼 주고, 들어와 놀라고 한 푼 주고 울면 울지 말라고 한 푼 주고 잘 놀면 잘 논다고 한 푼 주신 노랑 돈 아흔 아홉 냥 일곱 돈 칠푼 오 리 꼭 꼭 묶어서 종털바구니 속에 넣어 두고 죽었단다 불쌍히 죽었어 불쌍히...
얘 너 지금 소리 깨나 할 줄 아니 그럼 말이야 그 집에 가서 굿 해 가지구 돈벌어서 올 때에 내 술값이나 좀 갚아라 응 - ]
(건 달)
[할머니 안녕히 계십시오 내 술값은 오다가 갚아 드릴께요.]

詞 :
이 건달 청년 그 소리를 할머니에게 다 알았으니까 빨리 배뱅이네집을 찾아가서.

(건 달)
[여보시오 거 나 굿 한거리 합시다]했더니

詞 :
그 집에 있는 여자 무당들이 박수 무당이라고 영 굿을 시켜 주지를 않아요 이 건달 청년이 가만히 생각을 해 보니까 배뱅이 내력을 술집 할머니한테 다 알았으니 무당 소리나 한 마디 잘하고 호통을 한 마디치면 굿 한 거리 하라고 할 것 같아서 굿청으로 뛰어 올라가면서 평양 무당 소리를 한 마디 해 보는데

唱 :
에 ~ 에 ~ 에 ~ 어이 어 ~ 이
어떠한 무당이며 어떠한 성신이 온줄 알았더냐 앞다리 선각에 뒷다리 후각에 양지머리 칼 꽂고 줄 풍류 가락에 놀던 무당이 왔다고 여쭈어라

詞 :
이때에 여자 무당들이 가만히 보니까 정말 무당이란 말이야요 그래 한 여자 무당이 나와 비는데

唱 :
쇠 술로 화식 먹는 인간이 모르는 건 많고 아는 것 없사와 신장님 오시는 길에 길맞이 못한 것을 용서 하여 주옵소서

詞 :
나오며 비는 걸 보니까 되기는 될 모양이란 말이야요 그래서 이 건달 친구가 또 한 마디 대답을 해 보는데

唱 :
너희가 정 그렇다면 장삼 고깔 부채나 한 벌 내다 주면 내 성수대로 한 거리 놀고 가겠노라.

詞 :
고깔 장삼을 내다 주니까 이 건달 친구 고깔 쓰고 장삼을 입고 나니 그럴 듯한 무당이 되었단 말이야요.
자 - 그런데 이제 부터 배뱅이 혼이 왔다고 한 마디 해야 될 모양인데 배뱅이 혼이 왔다고하면 첫째 배뱅이 어머니 아버지를 찾아 내야 배뱅이 혼이 왔다는 표시가 되겠는데 여러 구경꾼 가운데 어느게 배뱅이 어머니 아버지인지 알 수가 있어야죠
이 청년 슬적 수단을 한번 꾸며 보는데 배뱅이 혼이 왔다고 한번설게 울면 그 중에 제일 설게 우는 사람이 있으면 눈치 봐서 가서 부여잡고 사정을 해 볼 작정으로 배뱅이 혼이 왔다고 이렇게 우는데

唱 :
왔구나 왔소이다 왔소이다 불상히 죽어서 황천 갔던 배뱅이 혼신이 평양 사는 박수무당의 몸을 빌고 입을 빌어 오늘에야 오늘에야 왔소이다 오마니 오마니 우리 오마니는 어디 가고서 딸 자식 배뱅이가 왔다고 하는데도 모른 체하나요 살았을 적 같으면 내가 어디를 갔다 온다면 우리 오마니가 나를 보고서 동지 섣달 꽃 본 듯이 화다닥 뛰어서 나오련만 죽어지고서 길 갈라서니까 쓸 곳이 없구려 오면은 온 줄 얼며 가면은 간 줄 아나 오만지 오마니 어디갔소 오마니 으흐.....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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