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햇살이 내려 꿈 꿔 왔던 건
언젠가 이 추위가 흘러서
눈 녹아드는 새하얀 들판에
평온한 봄바람이 지나서
뜨거운 함성 따뜻한 말들과
함께 하기를 기다릴 때 즈음
어느덧 계절은 나를 지나서
저 멀리에
널 향해 고갤 숙이는 갈대와
날 닮은 듯 한 떨어진 낙엽과
어디로 가야하는지 모른 채
난 난 걸어가
나 쓸쓸한 저녁 그리운 벤치에
홀로 멍하니 밤하늘 보다가
저 멀리 가로등 불 빛 사이로
희미하도록 날 닮은 아이가
넌 뭐가 그리 쉬웠었는지
그때의 용기는 어디 갔는지
당당한 너의 발자국 따라서
다시 간다
널 향해 고갤 숙이는 갈대와
날 닮은 듯 한 떨어진 낙엽과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모른 채
난 난 걸어가
흐릿해지는 안개를 지나서
따스함이 담긴 들판을 넘어
한치 앞도 모르는 길을 따라서
난 난 걸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