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 동네에 비처럼
내리는 벌건 줄
가난이 죄라면 나도 전과자라서
그들과 한 이불을 덮고 잠을 청해
잠깐 나갈 때도 자물쇠를 채우고
열쇠를 삼키듯 고요 속에 침 넘김
한 여름밤 에어컨 없는 찝찝함
창문을 잠궈놓지
내 현금이 위태로워
한집 걸러 한집을
털어버리는데 뭐
이젠 Beretta를
내 심볼 위에 두고 싶어
철창은 사람같아서 믿을 수 없어
사람 죽는 게
한 순간이라는 걸 믿어
그 믿음이 날 몇번이고 살려내고
어제는 폭팔음에 잠이 달아나
무장하고 나가면
미란다 법칙이 들려
돈에 쫓겨 막다른
골목을 배회할 때
나도 알아 그 골목의 끝
어딜 가 쉿 어딜 가 쉿 어딜 가 쉿
자꾸 어딜 가 쉿
어딜 가 쉿 어딜 가 쉿 어딜 가 쉿
자꾸 어딜 가 쉿
어딜 가 쉿 어딜 가 쉿 어딜 가 쉿
자꾸 어딜 가 쉿
어딜 가 쉿 어딜 가 쉿 어딜 가 쉿
자꾸 어딜 가 쉿
마른걸레 짜내듯 내리는 빗물
숨 못 쉬는 현실 마치 Pippen의 defense
주황불을 보면 더 세게 밟아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는 친구들
부족한 건 물과 소금
필요한 건 담배
선을 넘은 안심과 자극들에 취해
내 옆집은 법무부
새벽에는 고요해
그 사이로 관통하는 수많은 택시
한번쯤은 상상하는
쇠고랑 찬 내 모습
그게 현실이 되면
인생을 되돌아봐
벌건 줄을 얻고 세상을 배웠다면
무지함의 징그러움
찡그리는 미간
다 알 거야 이 세상에서
그게 어떤 의미인지
철창을 사이에 둔 부모와 아들
찾고 있어 어디로든 이어지지
않는 완벽한 탈옥을
어딜 가 쉿 어딜 가 쉿 어딜 가 쉿
어딜 가 쉿 어딜 가 쉿 어딜 가 쉿
어딜 가 쉿
어딜 가 쉿 어딜 가 쉿 어딜 가 쉿
어딜 가 쉿 어딜 가 쉿 어딜 가 쉿
어딜 가 쉿
벌건 울음소리 상투적인 대화들
우주에서 떠내려오듯
작은 돛단배 위에 남겨져
운명을 믿지는 않는데
가끔 만나는 친구같이 어색해
늙고 있어 시간을 소비하는 Hilton처럼
증오와 분노 알약에 넣고
물과 삼켜
이 동네를 탈출할 수 있는 내 믿음
숫자를 매주 marking해 오직 그것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