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었지
어린 시절 냇가에는 하얀 조약돌 가득했었지
길섶에는 메뚜기 떼가 뛰어 오르고
그 하얀 강변을 가며 나는 졸음에 겨운 듯
먼 나루를 꿈꾸었다네
그래 산다는 것은 바로 그런 아늑함을 다시
만나기 위해 방황하는 어릿광대의 몸짓 같은
건지도 모르겠어
그랬었지
어린 시절 내 고향집 그 싸리나무 울타리
저녁 무렵이면 닭을 모아들이시던
구구 구구 어머님의 목소리에
그 날의 모든 향기와 서녘 하늘 붉게 타는
이 땅의 시골노을
하나도 변함없을 줄 알았지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데
그래 산다는 것은 그렇게 모든것이
변해간다는 섭섭한 마음
그 풍경들을 조용히 받아들이고
말없이 껴안는 것
그랬었지
어린 시절 서울에서 반가운 손님이 오면
어린 내 발길도 괜시리 동동 거렸지
아마 서울이 그 때 내게 있어서 또 하나의
별이었는지 몰라
그래 산다는 것은 바로 그 먼 별 하나를 그리워하는
어린 발길 같은 건지도 몰라
그토록 두근거리던
그래 산다는 것은 바로 그런 거 아닐까
잘은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