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

나비공장1호 (백은수)

그저 덤덤하게만 넘길 순 없던 때
아무 말 못하고 꾹꾹
참아야 했던 그 때
어디로 향하는 지도
잘 모르는 길을 무작정 걸었지
발걸음 닿는 데로
내 앞을 가로막던 지는 해와
바람을 뒤로 한 채
바다가 펼쳐질 때 까지 걸었지
바다에 비친 날 바라보다
문득 깨달았지
슬퍼하던 내 모습은
더이상 없다는 것을
내 아픔은 떨어지던 해가
다 녹여내었고
무거운 짐은 바람이 모두
가져가주었다는 것을
눈 앞에 치는 파도가
내 눈물을 훔쳐낸다는 것을
새로운 시작을 가져다 준다는 걸
바다에 비친 날 바라보다
문득 깨달았지
어느새 다시 미소 짓는
내가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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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건 걷다  
윤건 걷다  
윤 건 걷다  
걷다  
윤 건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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