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회사의 막내들 잔 채워
신입사원들 잔 채워
후배보다 선배가
훨씬 더 많은 애들 모두다
독하게 말어 말어
잔 들고 짠 하면 입에다 부어
다 다 털어 넣어
아무도 몰라
우리들 말고
누가 우리 맘을 알어
한잔 더 독하게 말어 말어
한잔 더 독하게 말어 말어
한잔 더 독하게 말어 말어
한잔 더 독하게 말어 말어
기나긴 하루의 끝
여기저기 종일 채인
뭣도 없는 애들
사원 나부랭이
큰 형 왕언니에서
막내로 떨어지는 건
졸업할 때마다
늘 겪어도 영 적응이 안 돼
누가 봐도 좋은 직장에 어울릴 만큼
실력 쌓고 온 줄 알았는데도
아주 조금씩 밖에 늘지 않는 일 처리
1년이 거의 다 됐는데
여전히 민망해
하루에도 몇 번씩
누구씨 누구씨
부르시니 숨을 쉬고
휴식할 틈 없이
11시 12시 점심시간은
한 시간 밖에 안되니
먹는 것도 경주하듯이
해가 기울 때쯤 메신저에 날려
야 애들 모아
두 블락쯤 떨어진 거기로 와
이부장 유과장 잘 모르는 데로 골라
오늘 당한 일
백일장 한 판 벌여보자
잔 들고 짠 하면 입에다 부어
다 다 털어 넣어
아무도 몰라
우리들 말고
누가 우리 맘을 알아
한잔 더 독하게 말어 말어
한잔 더 독하게 말어 말어
한잔 더 독하게 말어 말어
한잔 더 독하게 말어 말어
안주 뭐 그런 거
추가할 필요 없어
우리에게는 이부장 유과장
잘근 잘근 잘근 잘근
이부장 유과장
잘근 잘근 잘근 잘근
이부장 유과장
안주 뭐 그런 거
추가할 필요 없어
우리에게는 이부장 유과장
잘근 잘근 잘근 잘근
이부장 유과장
잘근 잘근 잘근 잘근
이부장 유과장
이부장은 결재를
제 때 안 해줬고
유과장은 주식에만
온 신경을 썼어
김부장 앞에
같이 보고하러 가서
윤과장은 어버버버
내게 책임을 돌렸어
내가 아니라고 아니라고 해도
맞다고 맞다고
고집 부리더니 결국 아니잖어
윗사람 앞이라고
너 대신 날 죽여
거북 등짝 같은
낯짝 토끼처럼 간이 작어
아 소리 빽빽 질러 대고
차라리 등에 백팩 짊어 메고
학교 다니던 때로 돌아가고픈 맘
근데 혹시 들었니 옆 팀의 조부장
건강이 많이
안 좋다더란 소문 말야
그럴 때가 됐지
우리도 조부상 말고
부친상 얘기가 들릴 나이니까
싸해지는 분위기
아 이 타이밍 봐
한잔 더 독하게 말어 말어
한잔 더 독하게 말어 말어
한잔 더 독하게 말어 말어
한잔 더 독하게 말어 말어
우리도 어느 샌가 찬장에서
약봉지가 차지하는
자리가 늘어가는 나이야
나이 값 하기가
아직까지 쉽지 않은 걸 보니
그 나이 값이란 거
꽤나 비싼 건가 보네
나이테 내 얼굴에
생긴 나이테는
별로 패이지 않았기에
대충 가리면 돼
근데
울 엄마 아빠의 얼굴의 나이테는
비싼 걸 발라도
왜 자꾸 깊어만 가는데
울 아빠 정년퇴임
얼마 안 남았어
울 엄마 가 보고픈 데가
아직 남았어
효자시험이란 게
있다면 나는 불합격
꼭 보내드릴 거야
융프라우요흐
아 쓰다 써
술이 쓰다 써
세상이 쓴데도
술이 쓰다 써
세상 맛을
아직 덜 봤기 때문이면
평생 술 맛이 달지 않길 비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