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소서

시원한 형


내 이름 시원한 형
시원치도 않고 형도 아냐
내 이름은 나이계급
사회 안에서의 긴장을
나이 없이 산지
몇 년 존경과 경멸
나이가 많든 적든 말과
행동에 의해 결정

그러므로 형은 형이 아닌
위계의 전복을 의미
시원하고 파도
내 안의 절망 안 숨겨 거의
세계에서 가장
일하기 싫어하는 사람 그 중 하나
허나 내가 하고 싶은 일엔
다른 누구보다 몰두하고

그게 음악 오직 내 음악
아직 세상밖에 안 출근한 내 음악
세상은 내게 자소서
또는 유서를 강요해
그 둘 사이 뭣도 원치 않아
이 가사를 적었네

뭐 별거 아냐 애완견은 싫다는 거
인간으로 태어나서
계속 그걸 느끼며 사는 거
그게 어려우면 고통 없이
사람일 때 죽는 거
(죽는 거) 현대인의
교양필수과목 자살 죽는 거

많은 걸 바라나
금기를 위반하나 원숭이가 되어
‘give me the 바나나’
거부하면 가난함 그래
전부다 따라가
그 경계에 꿈 덜 깬 듯
매일 밤 잠을 자는 나
수 천 수만 번씩
숨 쉬듯 물어 답은 없는가

나는 대학거부자 고졸자
일 안하면 총 맞는
자본주의의 도전자
힙합도 가요도 아닌 걸 하는 음악가
오늘도 난 이 비트에 올라타

나는 대학거부자 고졸자
일 안하면 총 맞는
자본주의의 도전자
힙합도 가요도 아닌 걸 하는 음악가
오늘도 난 이 무대 위 죽는다

이건 내 자소서 이건 내 자소서
상품가치 일도 없는 내가 숨 쉬어
이건 내 자소서 이건 내 자소서
남에게 팔지 않는 내 가슴 속

내 우울함 내 불안 불금 없는 삶이라
매일을 불태워야지 하지만
지갑과 관계의 빈곤함
집밖에 나가는 게 일이 돼 월급 몇 년째
제대로 못 받아도  음악에 매일 출근해

공연할 땐 매번 1인 시위 혹은 테러
벙찐 표정들의 사람들을 불러 세워
이게 뭔 짓인가 싶어 때론
가면 쓰고 가식 떨지 뭐
하다가 거울을 바라보고
한 숨 내쉬고 다시 던지고

신념을 포기하기보다
삶이 포기하기 더 쉬워
그래 죽음과 난 싸워
이건 비유 따위 아니야
매일이 마지막 무대라고
생각하기에 더 편해졌네
그래서 매순간 내 심장까지도
전부 다 꺼내놓네

짧게 봐 요즘 목표는
일 안하고 잘 살기
그리고 고립돼지 않게
나 같은 이 만나기
런닝머신 아래 춤추기 위해
멈춘 달리기
춤추는 방법을 안 배워
난 매번 박자 밀리지

속세 떠나 구로에
섬 띄워 지낸 1년 반
밀린 세처럼 현실 감각 계속 밀려가
럭셔리함은 버려도 존엄은
버리지 않는 노력
독점 없는 사랑을 꿈꿔도
매번 꿈에서 깨어

나는 대학거부자 고졸자
일 안하면 총 맞는
자본주의의 도전자
힙합도 가요도 아닌 걸 하는 음악가
오늘도 난 이 비트에 올라타

나는 대학거부자 고졸자
일 안하면 총 맞는
자본주의의 도전자
힙합도 가요도 아닌 걸 하는 음악가
오늘도 난 이 무대 위 죽는다

무대 위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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