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수칠 때 난 기분이 찝찝해
저 환호와 갈채가 내 것이 아니라는 게
조명이 꺼져도 넌 뒤 돌아 서지 마
네가 원하던 순간은 이제야 시작되니깐
친구야 잘 지내? 네 소식을 반복해서
듣고 듣다 날 샜어 밤새서 나도 몇 자 적어봐
다 같이 랩 하다가 먼저 군대를 갔다 와
복학하느라 취업하느라 사느라 바빠서 꿈은 이미 한도초과
이러다가 또 결혼 때나 청첩장 보낸다고 연락할까 힙합?
그녀와 이혼 한 뒤로 내 청춘은 난지도 다 식고 지친 열정의 마침표
다시 또 나 달리고 싶단 말만 가끔 하지 뭐
뻔하지, 뭐 변하지 않는 것은 오로지 나뿐
다 흐릿해진 가사들을 조용히 읇조릴 뿐
근데 넌 요새 바쁘니? 얼마 전 TV 봤더니
너 재밌더라고 확실히 좀 멋지더라고
밥벌이 못하던 랩씬의 얘긴 옛날 옛적 먼 나라 얘기
어린 얘기들이 요즘 하는 얘기는 멋 자랑 돈 얘기
괜히 궁금해 진짜 돈 좀 되니? 나도 빌께 네가 더 잘되길
맘껏 달려봐 내가 잡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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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러워 또 부끄러워 불이 붙어 질투란 맘속의 깊은 뿌리부터
불이 붙어 뿌리부터 불이 붙어 뿌리부터
두들겨 문 열리게 내 노래가 울려 퍼지게
더 커지게 더 커지게 더 커지게 난 터지네
친구야 난 잘 지내 얼마 전에 홍대서 얘들 봤는데
너만 없더라고 오늘도 또 야근해?
난 따분해 산다는 게 남들과 조금 다른 내
직업 때문에 운율을 맞추고 운명을 건 싸움해
대출 받은 청춘을 빗진 빗쟁이를 못 막아서
뿔났던 엄만 론스타처럼 내 신용등급을 깎았어
내 낙서는 각서가 돼버리고 난 발등에 불나서
예전엔 빵점 받던 아들놈이 이젠 만점 가사만 써
친구들의 직장, 주식 얘기는 내게는 먼 나라 얘길 뿐
예술에 점수를 매기는 애기들뿐인 힙합은 귀먹은 얘기뿐
되뇌일 뿐 껍데길 뿐
오늘도 힙합은 세일 중, 난 분노에 태닝 중
밥은 벌어먹고 살만한 인기가 되니깐
어디서 애송이 같은 녀석들이 내게 선생질이야
굽히지 않는 나를 보고 모두 비웃음 짓지만
친구야 두고 봐라 내가 그 웃음을 찢을 테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