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지없는 주막

백화연,오성욱,정은정

1. 문패도 번지수도 없는 주막에
궂은비 나리든 이 밤이 애절구려
능수버들 태질하는 창살에 기대어
어느 날짜 오시겠소 둘든 사람아

2. 아주까리 초롱 밑에 마주 앉아서
따르는 이별주에 밤 비도 애절구려
귀밑머리 쓰다듬어 맹서는 길어도
못 믿겠소 못 믿겠소 울든 사람아

3. 깨무는 입살에는 피가 터졌소
풍지를 악물며 밤비도 우는구려
흘러가는 카관길이 여기만 아닌데
번지없는 그 술집을 왜 못 잊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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