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은 이렇게

다지

지갑이 사라졌어요
여기저기 찾아도 없어서
그저 힘없이 연락만 기다렸죠.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정신 나간 사람처럼 한마디 했죠.
차라리 잘됐어.

지갑 찾길 포기했어요.
이리저리 찾아도 없어서
현금이 얼마 있었나 생각했죠.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차라리 잘됐다고 생각을 했어요.
지갑엔 당신 사진뿐이었죠.

그래요, 잘된 일이죠.
몇 번을 꺼냈다 넣었다 반복하며 낡았던,
어찌할 바 몰랐던 당신의 흔적.
이렇게 조금씩 흔적부터 차곡차곡 정리 할게요.
그러니 내게.

당신은 어떤가요.
이런 거 묻고 싶진 않았지만, 나도 사람이니까.
아픈 곳은 없나요, 밥은 잘 챙겨먹나요. 솔직히.
난 아직도 당신이 걱정이 되요.
그러니 내게, 시간을 주세요.

마음이 조금은 편해요.
내 손으로 없앨 수 없었던 당신의 흔적, 아주 일부지만.
그래도 이렇게, 시간 따라 하나둘씩 정리 할게요.
작별은 또 이렇게,
안녕은 또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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