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꾹 꾹 꾹 눌러 쓴 글씨,
순백의 엽서에 하얀 색연필
제각기 때 타 짝없는 31쌍의 양말
하얗게 샌 밤 까맣게 잊고
하얀 거짓말로 새까맣게 그을린 굴뚝 속에
흑백건반의 음이 울린다
다져 묻고 뒤져 찾고
오랜 시간 고쳐 써왔던 연습곡의 악장이
봄바람에 날려 흩어지고 있어
하얀 마법 속삭임 in my ears in my ears in my ears
눈부신 빛의 멜로디, 귓가엔 향긋한 설레임
아주 푹 푹 푹 눌러 쓴 fool's cap
맨 끝장부터 들추는 독서습관 덕에
단지 결말만 아는 책들이 잔뜩
서툰 손길로 카드를 섞고
자못 한가로이 수저를 솎고
너를 생각해
파종의 철이 손을 찾는다
털어 씻고 접어 쌓고
수평선과 같이 잔잔했던 일상의 천칭에
낯선 새들이 날아들고 있어
하얀 마법 속삭임 in my ears in my ears in my ears
눈부신 빛의 멜로디, 귓가엔 향긋한 설레임
하얀 마법 속삭임 in my ears in my ears in my ears
눈부신 빛의 멜로디, 귓가엔 향긋한 설레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