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름

오지은

하늘은 푸르고 내 입술도 푸르다
저 눈은 하얗고 내 마음도 하얗다
지나간 미움은 배움이라 넘겼고
새로운 미움도 배움이라 넘길까

사랑이 손에 들어와서 기쁨에 힘껏 잡았더니
사랑이 그만 바스라져 아픔의 조각만 남았더라

하루가 지나고 또 하루가 지나
사람들 말하길 시간만이 약이라고

아픔이 마음에 들어차서 시간의 강으로 흘렸더니
시커먼 강물이 들어와서 내 몸이 검에 타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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