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전설

이몽주


이 이야기의 슬픈 전설은 아주 오래전 옛날이었지요
아름다운 옥색바다의 파도가 노래하는 마을엔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아름다운 두 사람이 살고 있었지요
그 두사람은 교회 종소리가 온 마을에 퍼질때
마을 사람들의 축복 속에 결혼을 했답니다
하지만 평화로운 마을에 불행이 왔어요
이들의 행복한 날을 질투의 신이 그냥 보고 있지 않았답니다
이웃나라와의 전쟁이 생겼지요
그래서 그 청년은 아리따운 신부와의 결혼식이 끝나자
바로 전쟁터로 나가게 됐지요
그로부터 1년후 그 청년이 전쟁터에서 죽었다는 소식이 왔어요
슬픔이 칼로 찌르듯 슬픔에 빠진 그녀는
매일 바다만 바라보다 폭풍우 치던 어느날
그리움에 바다에 몸을 던졌대요
그날 밤은 바람도 울고 그녀를 삼켜버린 바다도 울었대요
질투의 신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두 사람이 영원히 못 만나도록 마법을 걸었대요
오랜 시간이 흘러 그녀는 고성의 빨간 장미꽃으로
다시 태어나고 그 남자는 커다란 그 고성의 정원사로 다시 태어났지요
장미꽃으로 태어난 그녀는 그 남자를 알 수 있었어요
이들을 불쌍히 여긴 사랑의 신이 두 사람을 만나게 해준거죠
그 남자가 그녀를 알아보는 날 두 사람은
비로소 마법에서 풀려나는 것이지요
고성의 장미가 만발한 5월에 그 남자는
커다란 가위를 들고 정원을 손질했어요
장미로 태어난 그녀를 그는 알아볼 수가 없었죠
날카로운 가위가 그 장미꽃을 마구마구 베여
꽃잎이 떨어질 때도 그녀는 울지 않았어요
간절하고 겨운 바람에 실린 장미 향기를 그 남자는 들을수 없었죠
그래도 그녀는 행복했어요
매일매일 그토록 사랑하는 그 사람을 가까이서 볼 수 있어서요
현실로는 만날 수 없는 애절한 사랑을
깊은 잠 속에선 만날 수 있으니까요
어느날 비바람이 무섭도록 몹시 울던 날 그 남자의 꿈속에
그녀가 나타나 그녀는 자기가 장미꽃으로 태어난 걸 얘기했지요
그 두사람은 비로소 깊은 잠 속에서 만났답니다
다음날 고성엔 비바람이 불던 전날보다 더욱더 아름다운
빨간 장미가 가득 피었지요
그런데 그 가냘픈 장미꽃엔 날카로운 가시가 생겨났어요
그 남자는 그녀를 보호하려고 하늘에 기도를 했죠
이제 다시는 긴 이별로부터 그녀곁을 떠나지 않게 해달라고
그래서 가시로 다시 태어난거죠
이제 두 사람에겐 영원히 이별이란 없죠
꽃잎이 흙이 되어 바람에 날리어도
두 사람의 사랑은 영원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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