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형이었네
아버지의 착한 딸인 인형으로
남편의 착한 아내인 인형으로
그네들의 노리개였네
노라를 놓아라
순순히 놓아주고
높은 장벽을 열고 깊은 규문을 열고
자유의 공간 속에 노라를 놓아라
나는 안다
억제할 수 없는 내 마음에서
온통을 다 헐어 맛보이는
진정 사람을 제하고는
내 몸이 값없는 것을
내 이제 깨닫도다
나는 사람이라네
남편의 아내 되기 전에
자녀의 어미 되기 전에
아버지의 딸이 되기 전에
첫째로 사람이라네
나는 사람이로세
구속이 이미 끊쳤도다
자유의 길이 열렸도다
내면의 힘은 넘치네
노라를 놓아라
순순히 놓아주고
높은 장벽을 열고 깊은 규문을 열고
자유의 공간 속에 노라를 놓아라
아아 소녀들아
깨어서 뒤를 따라 오라
일어나 힘을 발하여라
새날의 환한 빛이 비쳤노라
아아 사랑하는 소녀들아
나를 보아
정성으로 몸을 바쳐다오
맑은 암흑 횡행할지나
다른 날, 폭풍우 뒤에
사람은 너와 나
아아 사랑하는 소녀들아
나를 보아
정성으로 몸을 바쳐다오
맑은 암흑 횡행할지나
다른 날, 폭풍우 뒤에
사람은 너와 나
노라를 놓아라
순순히 놓아주고
높은 장벽을 열고 깊은 규문을 열고
자유의 공간 속에 노라를 놓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