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랑 먹고살지
나랑 먹고 살지
누구랑 손을 잡지
나랑 손을 잡지
지금은 아니 되오
아직은 할 수 없어
어서 내 손을 잡아
함께 가자
혼인하자
동정이었을까
미련이었을까
누구라도 좋았던 걸까
아닌 걸 알면서도
가져와 버린 우렁이 껍데기
혹시 날 기다린 걸까
그럴 리가 없지
누구랑 먹고살지
나랑 먹고 살지
누구랑 손을 잡지
나랑 손을 잡지
지금은 아니 되오
아직은 할 수 없어
어서 내 손을 잡아
함께 가자
혼인하자
본능이었을까
미련이었을까
누구라도 좋았던 걸까
아닌 걸 알면서도
따라와 버린 우렁이 껍데기
분명 날 받아줄 거야
그래야만 해
누구랑 먹고살지
나랑 먹고 살지
누구랑 손을 잡지
나랑 손을 잡지
지금은 아니 되오
아직도 아닌 거야?
어서 내 손을 잡아
놓지 않을 테니까
너는 나의 눈물을 멈출 수 없어
나는 너와 눈물을 흘릴 수 있어
너는 나의 상실을 채울 수 없어
나는 너와 상실을 나눌 수 있어
너는 나의 그 사람이 되어줄 수 없어
알아
나만이 너의 손을 끝까지 놓지 않아
영원히 너와
함께 해줄게
(혼인하자)
빈 우렁이 껍데기
아니 원래부터
비어있었던가?
텅 빈 것조차
나와 같구나
눈물보다 파랗고 상실보다 차가운
우렁각시여 (물귀신이여)
그대와 먹고 살자
나랑 먹고 살자
그대와 손을 잡자
나랑 손을 잡자
이제는 괜찮겠지
다시는 놓지 않아
그댈 따라 끝으로
함께 가자
(물 밑으로)
함께 가자
(물 밑으로)
함께 가자
(물 밑으로)
함께 가자
혼인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