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배달

김종호
앨범 : 신문배달
작사 : 김종호
작곡 : 김종호
편곡 : 김종호
내 생애 처음으로 아버지를 만났어 국민학교 6학년 때였지
이름만 알던 영원히 오지 않을 것 같던 기억에 없던 나의 아버지
그때는 너무 간절해서 원망보다는 아버지가 내겐 희망이였지
정말 꿈만 같이 내 앞에 나타나셨어
난 아버지를 따라 듣도 못하던 동두천이란 곳으로 가게 되었어
동두천시 미군부대가 있는 보산리
그때 내게는 이빨만 하얗게 보이던 흑인 혼혈아 친구 쥬니어와
백인 혼혈아 친구 와블이 있었어
와블은 집에 스타워즈 2D 게임기가 있어서 자주 놀러가서 놀았지
그 시절에 한국에서는 꿈도 못 꾸던 첨단 게임기였지
친구 와블 미국인 아버지가 가져다 준 선물인데 쥬니어랑 와블은
사이가 안 좋아서 와블은 나랑만 놀았지
쥬니어는 나에게 스튜빗이라고 말하고는 도망 다녔어 영어를
영어를 잘 몰랐던 나는 스튜던트랑 비슷해서 그게 욕인지 몰랐어
알고 보니 쥬니어 녀석이 영어로 바보라고 하고 도망 다녔던 거야
와블하고만 게임하고 노는 내게 자신의 분노를 표출했던 거였어
스튜빗의 뜻을 알게 된 나는 이빨만 하얗게 보이던 쥬니어를 붙잡아
니그로라고 놀렸지
쥬니어는 스튜빗 나는 니그로라고 하며 서로 놀리고
또 친해져 같이 놀고 그렇게 국민학교시절을 혼혈아
지역의 다세대 촌에서 지냈어
정말인지 흑인 혼혈아 쥬니어랑 백인 혼혈아 와블은 사이가 안 좋았어
와블과 쥬니어에게 미군 부대에서 나오는 전투 식량
씨레이션을 많이 얻어 먹었어
초코렛과 과자 소세지는 한국에선 만들 수 없는 맛이었지
중학교 올라가서 1학년 어느 날 담임선생님이 교무실로 불렀어
아버지께서 어려웠는지 육성회비를 밀렸던 거야
나도 모르게 눈물이 막 흘러 내렸어
하염없는 내 눈물을 보시던 선생님은 내게 신문배달을 권유하셨지
동두천에서 북쪽으로 소요산을 지나
초성리라는 산골 마을이 있었어
그곳까지 가서 나는 신문을 돌렸지
너무 멀어서 자전거를 초성리 파출소에 맡겨 두고
버스를 타고 그 곳까지 이동했어
경향신문 이백부를 자전거 뒤에 묶고 산길을 달렸지
어느 날 도로를 달릴 때였어
과속으로 달리던 덤프 트럭 바퀴에서
작은 돌맹이 하나가 내 이마 가운데로 날아왔지
나는 정통으로 맞고 쓰러졌어
그때는 정말 죽을 뻔했지
새벽에도 신문을 돌렸어 (서울신문)
보산리 미군들의 유흥 번화가
그곳은 사건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우범지대였어
미군들이 내게 담배를 권하기도 했지
민트향의 씹는 담배를 많이 받았어
꽁꽁 얼은 영하의 추운 새벽에 신문들이 강풍에 날려
신문이 모두 떨어져 길바닥에 뿌려졌지
너무 춥고 손이 얼어붙어서 고통스러웠어
나는 눈물을 흘리며 얼어붙은 손을 불어가며 신문을 주웠지
그때는 절망스러웠어
집안이 어려워서 그렇게 중학교 3년을
신문을 돌리며 육성회비를 벌어서 졸업했지
나에게 학교에서 주었던 효행상 한 장
가치있었어 가보치가 있는 나의 보상이었어
지금 안방 벽에 걸려있는 소중한 효행상 한 장
작은 종이 한 장에 고된 나의 시간이
담겨져 내게 말을 해줘
(정말)정말 잘 했다 잘 살아왔어
앞으로도 잘 할 거야(잘 할 거야)
작은 종이 한 장에 고된 나의 시간이
담겨져 내게 말을 해줘
(정말)정말 잘 했다 잘 살아왔어
앞으로도 잘 할 거야(예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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