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를 예술가라 칭할 때, 비꼬는 건가
매번 의심하곤 하네, 열등감 같은 걸까
평범한 삶에 선까지, 그어대면서 정상이란 단어
그거 대신 꿈을, 찾아서 떠났지
버킷리스트 수십 개, 첫 줄이 자수성가
내 성공 계획표에는 스물다섯이면 뭔가
적어도 자랑할 수 있는 걸 갖고 싶었나 봐
그 망상에서 깨, 20대 후반이 코 앞이야
난 지금 많이 급해, 이 짓거리를 빼고
남은 걸 찾자니 글쎄, 해둔 게 뭐 있겠어
자존감과 자신감 바닥 치는 그 와중에도
그나마 남은 자존심까진 포기 못 했어
강박적, 증명이란 말에, 다시 날 걸어
아직도 태도는 학생, 망친 입시 다시 처음부터
즐기는 자 못 이긴단 소린 앞에서 꺼져
끝까지 부여잡아, 실수 안 해 저번처럼
악 써가면서 곡 쓰고, 그 위에 가사를 쓰고
온종일 여기 매달려 하루 한 푼도 안 쓰면서
열심히 해도 아직 음악가보다 백수
남은 액수만큼 시한부 인생 살아가는 기분
난 시간 벌어야 해, 모두 알바를 하네
근데 나란 폐급 새끼가 도대체 뭘, 하겠어
그저, 피해 주지 않고 살고 싶을 뿐인데
머리엔 망치고 도망칠, 그림만 그리네
아마, 학습해버린 거지, 내 무기력
착하단 말은 칭찬에서 조롱으로 바뀌고
여태 낸 앨범들 끝에 연기해왔던 긍정
돌아보면 희망 사항으로 채운 가사였어
가진 거라곤 쉽게 자랑할 수 없는 음악과
최저 시급은 무슨, 일감도 없는 상황
수많은 동료가 떠난 이유를 알 것 같아
갈고 닦은 모든 걸 능력으로 안 쳐준다면
어디까지 비참해질까, 낭만과
보통 사이의 '한 번뿐인 삶'의 추돌 사고
한 번뿐이니 안전하게, 혹은 정반대로
한 번뿐이니 하고 싶은 걸 하라는 말에
선택해온 건, 쉽사리 인정 못 받는 직업
그 영역에서 한 걸음조차 나가기 힘겨워
언젠가 빛 볼 거란 응원을 되새기며
내 이력서가 비어도 고집을 부리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