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화가 난 상태로 씩씩대며
집으로 돌아온 부자는
배가 터지도록 맛있는 음식을 먹고
쌓아 둔 금괴들을 만져도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았어요.
“도대체 그 방망이는 왜 내 말을 듣지 않는 거지?
왜 내 소원을 들어주지 않는 거냐고?!”
눈알을 굴리며 이리저리 궁리하던 부자는
바닥을 탁! 치며 일어났어요.
“그래! 차라리 나무꾼이랑
얼굴을 맞대고 한판 붙는 거야!
그래서 그 방망이가 직접 주인을 선택하게 해야겠어!
하하하! 역시 난 머리가 좋고 용감해~!”
자신감에 찬 부자가 서둘러
나무꾼의 집으로 달려갔어요.
그런데 돌아와보니..! 나무꾼의 집이 있던 자리에
으리으리한 궁궐 같은 집이
딱!! 서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아.. 아니 이게 뭐야,
아까 분명히 나무꾼의 집이 이 자리에 있었는데..!
아, 그 도깨비방망이로 집을 달라고 소원을 빌었나보군..!
그럼 난 더 큰 집을 달라고 빌어야지!
에헴! 이리 오너라~!”
부자는 나무꾼의 궁궐 같은 집 앞 대문에 서서
나무꾼을 불렀어요.
“아니, 이 마을의 부자께서
여기까지 직접 어쩐 일이신지요..?”
“너가 그 유명한 도깨비방망이를
가지고 있다는 소문을 들어서 알고 있다!
어서 그 소원을 들어준다는 방망이를 내놓거라!”
나무꾼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 있자,
어느새 왕거미가 거미줄을 타고 내려와서
나무꾼에게 귓속말로 속삭였어요.
‘곧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 테니
어서 도깨비방망이를 이 부자에게 건네줘~! 히히.’
왕거미의 말을 들은 나무꾼은
곧 도깨비방망이를 가져와 부자에게 내어주었어요.
“흐흐… 역시나 내가 이 마을의 가장
큰 부자인 줄 알고 무서워서 쉽게 내어주는군!
너는 이 궁궐같은 집을 가졌으니
이제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구나~!
하지만 난 더 가져야 할 것들이 많으니
이 방망이는 내가 가져가겠다! 움하하하하~”
신이 난 부자는 도깨비방망이를 들고 집으로 돌아갔어요.
그리고 그날 밤.
보름달이 떠야 하는 날인데
이상하게 달이 뜨지 않아
더욱 어두컴컴한 밤이 되었어요.
“아니 왜 이렇게 어둡나 했더니
하늘에 달이 안 떴잖아? 아! 그렇지~
이 소원을 들어주는 방망이로
보름달이 크게 떠서
우리 집을 밝혀달라고 해봐야겠다. 에헴~!”
부자는 도깨비방망이를 휘두르며 말했어요.
“자, 도깨비방망이야
너는 이제 내 손안에 있다!
이제 내 소원을 들어주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하늘에 커~다랗고 금처럼 빛이 나는
보름달이 뜨게 해봐라 뚝딱!!!”
부자가 큰 소리로 소원을 빌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여전히 하늘은 캄캄했어요.
그런데 어디선가, 멀리서부터
뭔가 달려오는 소리가 가까워졌어요..!
“우리 도깨비방망이를 훔쳐 간 놈이
바로 너로구나! 아주 혼쭐을 내줄 것이다!!!”
“어어엇! 뭐.. 뭐야..! 에구머니나! 나 살려라..!!!”
바로 도깨비방망이의 원래 주인이었던
도깨비들 무리가 달려온 것이었어요!
부자의 집으로 들어온 도깨비들이
부자의 엉덩이를 사정없이 때렸어요.
“사.. 살려주세요..! 저는 훔친 것이 아닙니다!
단지 소원을 빌려고 가져온 것입니다..!!!”
“거짓말도 잘하네!
그럼, 네 손에 왜 우리의 방망이가 있는 거야?!
그리고 이 방망이는 주인 말밖에 듣지 않는다고!
어쩐지 왜 하늘에 보름달이 뜨지 않나 했더니,
다 네 짓이었어! 에잇~”
바로 그때, 하늘에 엄청나게 큰 보름달이
휙! 하고 올라왔어요~!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정말로 부자의 소원이 이루어 진 걸까요?
아니에요. 나무꾼이 빈 소원이었죠.
“히히. 나무꾼아. 이제 알겠지?
이제 이 도깨비방망이의 주인은 너라고~!”
“정말로, 이 방망이가 내 것이 된 거야..?”
“그렇다니까~”
부자를 혼내주고 방망이를 되찾아 온 도깨비들은
나무꾼에게 방망이를 돌려주었어요.
새로운 주인에게 건네주고
그들은 웃으며 다시 산속
그들의 집으로 돌아갔죠.
그 어느 때보다 크고 밝은 보름달이
도깨비들이 돌아가는 길을 비춰주었어요.
“내가 이 방망이를 지키고
너와 함께 있는 한 주인은 나무꾼 너라고~! 히히”
“고마워. 왕거미야!
우리 가족과 마을을 위해
방망이를 귀하게 사용할 거야~!”
그 말을 들은 방망이는
나무꾼의 손에서 아름다운 향기를 내며
반짝반짝 빛을 내었어요! 뚝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