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_무게의 중심, 크리스마스 즈음, 이리로 저리로
Shi-ne
앨범 : 시음화다
작사 : 조하연
작곡 : Shi-ne
편곡 : Shi-ne
동그라미가 동그라미를 딛고 오른다
7과 9사이
오도가도 못 하는 8이 된다
동그라미와 동그라미가 나란히 선다
‘∞’ 되어 가두던 것 사라진 자리를
훨훨 훨훨 난다
크리스마스 즈음
엄마는 기억을 지우기 시작했다
밥하는 방법도 잊었다
라면을 끓여도
말리지 않는다
실내화를 두고 가도
창에 걸린 구름 보느라
가만가만 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일곱 개 천 원 하는 붕어가 산다
헤엄치던 기억을 지운 붕어가 산다
함박눈 내리던 그날
움찔하는 꼬리를 봤다
가끔 나를 보곤
엄마도 움찔한다
두 손에 안으면 따뜻한 붕어처럼
우리 엄마 손도
여전히 그렇다
엄마가 떠났다
길 끄트머리에 서 있을 것만 같다
엄마를 찾아
손금처럼 누볐다
남해로
통영으로
남원으로
광양으로
여수로 드나들며
호랑이 등을 긁고 또 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