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응…? 안 떨어졌네…? 아 그물에 걸려서 살았구나…
하하하! 아빠는... 아빠는 어딨지?”
“하푸야!”
“아빠! 괜찮아요?”
“괜찮아~!”
“이제 어떻게 내려가야 하지…?”
“그러게 말이다…”
“아빠…”
“응?”
“공장을 같이 멈춰요…”
“하푸야 그건 안 된다니까…”
“아빠 없이는 안 돼요… 아빠의 도움이 필요해요…
아빠는 저보다 똑똑하고 현명한 사냥꾼이잖아요.
공장을 멈추지 않으면 생크림 아일랜드도
다른 섬처럼 쓰레기의 피해를 보게 될 거에요…”
“하지만 하푸야…”
“같이 공장을 멈추러 가요… 엄마가 있는 생크림 아일랜드를 지켜야 해요.”
“에휴… 그래, 네 고집을 내가 어떻게 말리겠어.”
“정말이요?! 약속했어요!”
“그래 약속.”
“아빠 최고에요!”
“하푸야 잠깐! 움직이면 안 돼! 그물이 찢어질 거야!”
찌직
“이런 그물이…”
“으아아악! 떨~~어~~~진~~~다!”
“으아아악!”
“아! 비닐 천!”
펄럭
“우와! 아빠 눈 떠봐요! 우리가 하늘을 날고 있어요!”
“정말이잖아? 우리가 날고 있어! 와하하하”
“공장을 멈추러 가요!”
“그래 하푸야!”
“이 많은 공장을 어떻게 멈춰야 하지?
아빠! 뭔가 좋은 방법 없을까요?”
“흠… 글쎄… 하지만 하나 이상한 게 있다.”
“뭔데요??”
“연기를 내뿜는 공장과 달리
거대한 톱니바퀴만 굴러가는 저 공장 말이야.”
“맞아요… 뭔가 이상해요… 저 톱니바퀴의 정체가 뭐지?”
“하푸야. 확실하진 않지만,
분명 저 거대한 공장들을 돌리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할 거야. 혹시…
저 거대한 톱니바퀴가 이 공장 전체를 움직이는 발전소가 아닐까?”
“아빠! 저 톱니바퀴가 돌아가지 못하게 막아 봐요!
그럼 공장이 멈추는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을 거에요!”
“그래! 좋은 생각이구나! 하푸야.
여기 손을 넣었다가는 손이 부서지고 말 거야! 뭔가 도구가 필요한데…”
“도구? 아! 빨대 기둥으로 톱니바퀴를 같이 멈춰 봐요!”
“그래…. 그거라면 가능하겠어!”
“자… 하나… 둘… 셋! 당겨요!”
“읏챠!”
끼긱 끼긱
“아빠! 톱니바퀴가 점점 멈추고 있어요! 조금만 더 힘을 내요!”
“좋아! 조금만 더!”
“아빠… 공장의 연기가 멈췄어요! 바다로 빠지던 쓰레기도요!”
“정말 공장이 멈췄어…!”
“아빠 이제 제 둥둥 배를 타고 생크림 아일랜드로 돌아가요!”
“하푸야! 잠깐만!”
끼기긱
“네? 안 돼! 빨대 기둥이!”
“이럴 수가! 빨대 기둥이 부서졌어… 그럼 공장은?!”
“공장이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어…”
“안 돼… 이젠 어떡하죠 아빠??”
“톱니바퀴들의 힘이 너무 강해서
우리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할 것 같구나…
톱니바퀴들이 스스로 멈추게끔 만들어야 해…”
“톱니바퀴들이 스스로 멈추게 한다?”
“그 방법 뿐이야.”
“생각 났어요 좋은 방법이…”
“무슨 방법인데 하푸야?”
“둥둥배를… 톱니바퀴 안으로 밀어 넣는 수밖에 없어요!”
둥둥 배?
“네. 제가 타고 온 배 말이에요.
둥둥 배를 톱니바퀴 안으로 넣으면 톱니바퀴들이
서로 엉켜 공장이 스스로 멈추게 될 거예요!”
“하지만… 배가 사라지면 생크림 아일랜드로 돌아갈 수 없을 텐데…”
“알아요. 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 공장을 멈춰야 하니까…”
“엄마를 다시 볼 수 없을 텐데 그래도 괜찮겠니?”
괜찮아요
엄마를 볼 수 없겠지만
괜찮아요
집으로 돌아갈 수도
없겠지만
우리의 기억은 마음에 두고서
생각이 날 때 마음속에서
꺼내어 보겠니
그래도 괜찮겠니
모든 게 멈추고 이 세상이
제자리로 돌아올 거야
아빠도 괜찮을 게
(하푸도 괜찮아요)
모든 게 잘될 거야
이제는 돌아가 그때로
(돌아가자)
그 모든 게 완벽했던 그때
그리울 필요도
아무런 걱정도 없었던
그때 말이야
우리 모두 행복했었던
아름다웠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야
괜찮아요
괜찮아요
괜찮아요
괜찮아요
“이제 어서 공장을 멈추러 가요!”
“그래 우리 하푸 다 컸구나.”
하푸는 블랙 아일랜드 앞바다에 정박했던 둥둥 배를 천천히 끌어 톱니바퀴 앞으로 데려가요. 그러고는 거대한 톱니바퀴 앞에 잠시 멈췄어요.
“하푸야 왜 그래?”
“잠시 둥둥 배와 작별 인사를 하려고요.”
“그래 그러렴.”
“둥둥 배야! 나야 하푸!
히히 네 덕분에 아빠를 찾을 수 있었어…
정말 고마워! 히히 네가 플라스틱 쓰레기라는
사실을 알게 됐지만 여전히 넌 내가 가장 아끼는 보물이야!
넌 내가 만들었으니까! 둥둥 배야! 그거 기억 나?
스톤 아일랜드의 갈매기 아줌마 말이야!
새끼 갈매기를 우리가 구해줬었지? 아 그래!
그리고 씰 아일랜드의 물개도! 네가 없었다면
물고기를 잡지 못했을 거야! 현자 바다거북님과
함께 바다거북을 피해 도망갈 때는 정말 무서웠어 그치?
하하하 허밋 아일랜드의 소라게들은 잘 지내겠지?
그리고 스노우 아일랜드의 펭귄 족장님은
가족들 품으로 돌아가셨을까? 네 덕분에 정말 많은 모험을 했어!”
뚝 뚝
“정말 고마웠어 둥둥 배야…. 함께… 다 같이…
생크림 아일랜드로 돌아가고 싶었는데…
함께 더 많은 모험을 하고 싶었는데….
미안해 둥둥 배야… 정말 미안해….
다시 집으로 데려다주 지 못해 정말 미안해. 으앙~”
“오 이런… 하푸야…”
하푸는 톱니바퀴 앞에서 둥둥 배를 안고
주저앉아 한참을 울었어요.
그러다 눈물이 안 날때쯤 하푸는 다시 톱니바퀴 앞에 섰어요.
“둥둥 배야… 잘 가! 그동안 정말 고마웠어.”
끼긱끼긱 끼기긱
“공장이 멈췄어…”
“이젠 정말 끝인가?”
“하푸야 위험해!”
콰과쾅쾅쾅!
“콜록콜록!”
“콜록콜록… 하푸야… 괜찮니??”
“괜찮아요. 콜록콜록! 우와~!! 하늘이… 하늘이 다시 맑아졌어요 아빠!”
“정말이구나!”
“모든 게 원래대로 돌아왔어요! 하하하!
근데… 엄마는 정말 볼 수 없는 거겠죠?
생크림 아일랜드에서 혼자 잘 계실까요…? 엄마가 너무 걱정돼요…”
“하푸야~~”
“세상에… 엄마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아요… 얼마나 보고 싶으면….”
“엄마… 엄마가 오고 있어 하푸야!”
“무슨 소리예요 아빠…. 엄마가 여길 어떻게…”
“하푸야! 저길 보라니까!”
“어디를 자꾸 보라는… 엄마…?”
“하푸야~~~~!”
“엄마! 엄마가 우리를 데리러 왔어요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