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멀리 어두운 우주에는 수많은 별이 반짝이고 있습니다.
태양계 중심에 있는 행성 중
가장 환하고 뜨겁게 빛나는 행성은 바로 태양이에요.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은
늘 태양의 주위를 맴돌며
빛나는 태양과 어울리고 싶어 했습니다.
“태양은 어쩜 저렇게 환하게 빛날까?”
“이 추운 우주에 뜨거운 태양마저 없었으면
우린 모두 얼어 죽었을 거야.”
행성들은 모두 입을 모아 태양을 칭찬했습니다.
태양계의 행성 중 지구도
환하게 빛나는 태양을 멀리서 좋아했습니다.
수성과 금성보다 태양에게 가까이 있지도 않았고,
목성과 토성처럼 크지도 않았던 지구는
늘 멀리서 태양을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지구야, 안녕?”
모처럼 인기쟁이 태양이 말을 걸었습니다.
지구가 신나서 대답했어요.
“앗, 태양아. 안녕?”
“그런데 태양아~”
지구는 의기소침해져서 어깨가 축 내려갔습니다.
다른 행성들이 너도 나도 태양에게 말을 걸어
결국 태양은 다른 행성들과 또 어울렸습니다.
다른 행성들과 태양은 날이 갈수록 친해지는 것 같은데
말도 걸지 못하는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졌습니다.
“나는 지구 네가 제일 아름다운 행성이라고 생각해.
물이 흐르고 공기가 있잖아. 기죽지 마.”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 것처럼,
달은 지구 주변을 맴돌았습니다.
달은 늘 지구의 이야기를 들어주었습니다.
“달아, 아까 멀리 지나가는 별을 봤니? 너무 예뻤어.”
“달아, 오늘은 내가 블랙홀을 봤는데 너무 무서웠어.
모든 걸 다 빨아들일 듯이 까맣더라니까?”
지구는 항상 자기 곁에 있는 달에게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달이 가장 먼저 생각났어요.
“달아, 항상 내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
지구는 태양만큼 환하고 뜨겁게 빛나지는 않았지만
은은하게 빛나고 있는 달에게 마음을 열었습니다.
은은한 달의 미소를 보고 있을 때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았어요.
이제 지구는 태양이와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마음 쓰지 않습니다.
지구와 더 가까운 달이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