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클어진 머리를 손수
정성스레 빗을 수 있게 됐고
돌멩이에 걸려 넘어져도
혼자 약을 바를
용기도 갖게 된 우리
그래도 아직은 힘이 들지
계속해서 오는 삶의 모순들
익숙해질 거야
익숙해질 거야
햇빛이 따가웠던 지난여름,
문득 들었던 생각들은
나의 밤을 괴롭혔어
가을 지나 겨울이 됐고
그 생각들에 깃든 걱정은
단단함이 되었다
나를 힘들게 하는
순간순간이 계속해서 와도
결국엔 괜찮아질 거란 걸
알게 된 순간
헝클어졌던 머리는
비단같이 촤르르 빛을 내고
허물을 또 한 번 벗은 나는
그렇게 어른이 됐다고
믿는 순간, 믿는 순간
다시 아이가 되는 건
어쩔 수 없겠지
그냥 시간 위를 묵묵히 걸어보자
헝클어졌던 머리는
비단같이 촤르르 빛을 내고
허물을 또 한 번 벗는 거야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