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이 돼서도
한글을 깨치지 못한
아이가 있었다
매주 토요일이면
학교에선 받아쓰기
시험을 쳤었다
그때마다 아이는
빵점을 맞았다
선생님께 아이는 문제아였다
준비물도 챙기지 않고
가정통신문도 챙기지 않고
일기도 쓰지 않고
한글도 모르는
문제아였다
시간이 흘렀다
아이는 소년으로
소년은 청년으로
아이는 청년이 되었다
매주 받아쓰기를
빵점 맞았던
아이는 지금
청년이 되어 문학을 쓴다
한글도 모르던 아이가
문학을 쓴다
뒤처졌다고 영원히
뒤처지는 것이 아니다
시작이 느릴 수는 있지만
끝은 아무도 모르는 법이다
단지 자신만의 속도가 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