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지금 뭐해 집이면 나올래
내가 데리러 갈게
그냥 몸만 나오면 돼
술 마실래 할 것도 없는데
저녁인데 춥진 않네
우리 한강 걸으러 갈래
그냥 뭐하나 궁금해서 전화해
봤어 오늘따라 약속도 없는데
너 괜찮으면 그리 갈게
밖에 비 왔었나 봐 날씨도 시원해
이럴 땐 맥주 한 캔 하면 딱 좋은데
대충 입고 나와 우리 사이에 뭐
신경 쓸게 있어
나 출발하면 30분은 걸리니
알아서 준비하고 나와
난 이미 너의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어
너에게 무슨 말하면서
더 웃게 할까
고민하다 보니 어느새
늘 그랬듯이
예쁜 얼굴을 하고 걸어 나오는 너
그래 나 오늘 너에게
말하고 싶은 게 있어
너는 모르겠지만
뭐 먹으러 갈까란 말에
아무거나라고 한건
다 먹이고 싶어서야
너 지금 뭐해 집이면 나올래
내가 데리러 갈게
그냥 몸만 나오면 돼
술 마실래 할 것도 없는데
저녁인데 춥진 않네
우리 한강 걸으러 갈래
너와 단둘이 걸어가는 게
원래 이렇게나
어색하면서 땀이 나는 거였나
오늘따라 더 왜 이리
붙어있는 그림자
둘이 가깝게 보일까
그동안 몇 년은 친구 사이란
이름으로만 널 불렀었는데
물론 서툰 게 많고
모자라지만 또
너에 대한건 거의 박사야
걸음 따라 밤의 불이 켜지고 덮여
서늘한 바람이 우리 사일 더 좁혀
맡기 좋은 비릿한
물내음이 나는 걸 보니
한강에 다 왔나 봐
너만큼 야경이 예뻐
자연스럽게 내 팔을
감아 쥐는 자그마한 손
그렇게 우리 사이 온도는 올라
마주친 눈에 너는 shy
어쩔 줄을 몰라
너 지금 뭐해 집이면 나올래
내가 데리러 갈게
그냥 몸만 나오면 돼
술 마실래 할 것도 없는데
저녁인데 춥진 않네
우리 한강 걸으러 갈래
왠지 너도 날 좋아하는 것 같아
괜히 웃으면서 넘겨봐도 넌
너무 티가 나잖아 너 정말
자꾸 돌리지 말고 말해줄래
Baby come to me 천천히
살며시 고백해줄래
꼭 다문 네 입술 빛나는 건
달 때문일까
아니면 너를 밝히는 나 때문에
그런 걸까 넌 웃지만 난 진지해
네가 기침하는 틈을 타
추운가 보다 말하며 포옹해
서로의 반이 되어 빈틈없이
채워진 보름달이 보여
너 지금 뭐 해 집이면 나올래
내가 데리러 갈게
그냥 몸만 나오면 돼
술 마실래 할 것도 없는데
저녁인데 춥진 않네
우리 한강 걸으러 갈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