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기를 다 한후
더운 국밥 다시 떠
산모를 먹인 후에
여보 마누라
이 아이 젖좀 먹여보오
그때여 곽씨부인은
산후 손데 없어
찬물에 손을 대고
빨래를 허였더니
뜻밖에 산후별증이
일어나는디
아이고 머리야
아이고 허리야
아이고 다리야
사대삭신 육천매듭
아니 아픈디가
전히 없네
아무리허여도
살길이 전혀 없는지라
가군으 손길 잡고
유언허고 죽든이라
아이고 여보 가군님
내 평생 먹은 마음
앞 못보신 가징님을
해로 백년 봉양타가
불행망세 당하오면
초종장사 마친후의
뒤를 쫓아 죽자더니
천명이 이뿐인가
인연이 끊쳤는지
하릴없이 죽게되니
눈을 어이 감고가며
앞어둔 우리 가장
헌옷 뉘랴 지어주며
조석공대 뉘랴 허리
사고무친 혈혈 단신
의탁할 곳 바이 없어
지평 막대를 흩어 집고
더듬더듬 다니시다
구렁에도 떨어지고
돌으 채여 넘어져서
신세자탄 우난 모냥
내눈으로 본듯허고
기한을 못 이기여
가가문전 다다르며
밥좀주오 슬픈소리
귀에 쟁쟁 들리난듯
나 죽은 혼백인들
차마 어찌 듣고 보리
명산 대찰 신공 들여
사십이후 낳은 자식
젖한번도 못먹이고
얼굴도 채 모르고
이지경이 왠일인고
이 일 저 일을 생각허니
멀고 먼 황천길을
눈물겨워 어이가며
앞이 막혀서 어이를 갈꼬
여보시오 가군님
뒷마을 귀덕어미
정친허게 지냈으니
저 자식을 안고가서
젖좀 먹여 달라허면
괄세 아니허오리다
저 자식이 죽지않고
제발로 걸커들랑
앞세우고 길을 물어
내무덤앞을 찾어 와겨
아가아
이 무덤이 너으 모친
분묘로다
가라쳐
모녀 상봉을 허게허오
헐말이 장차 무궁허나
숨이 가퍼서 못허것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