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그런 말을 들어봤네
그것은 분명
가설이라 했지만
참 매력적인 얘기였어
우리 지구를 닮은
또 다른 별이 있고 또
거기엔 나와
똑같은 사람이 산대
근데 선택에 따른 결말에
관해 확연한 차이가 난대
멍한 표정으로 상상을 하네
음 예전에 만났던 그녀
아마도 다른 별이었으면
오빠 좀 떨어져서 걸어 줘
라고 안 했겠지
오히려 딱 붙어서
걸었을 수도 있겠네
수도 없이 기회를
놓쳤던 날도
다른 지구의 날
위해서였던 것일까
뭐 머리론 이해 안 가지만
나를 쏙 빼 닮은
다른 차원에 사는
사람이 여러 명 있다 해
나와 꼭 똑같은 삶을 살며
다른 결말을 본다니
부럽기도 하네
계속해 나는 상상을 해 봐
데칼코마니 같은 그 세계가
있다는 가정하에
떠올린 지난날들
결말만 다르고
같은 삶을 사는 날 닮은
녀석만이 가질 수 있는 것
중에서 녀석이 제일로 부러운 건
할머니와 친엄마의 웃음일 거야
볼 수 있는 건
불시의 꿈속이거나
사진첩을 뒤져야만
볼 수 있으니까
그게 진짜로
많이 부럽다 인마
날 억지로 어른으로
만드는 것을
넌 웃으며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것도
더 말하면 뭐 끝도 없겠지
뭐 너도나도 각자의
현실 버텨내기가
쉽지 않을 테니
이만 상상을
멈춰 놔야겠지
나를 쏙 빼 닮은
다른 차원에 사는
사람이 여러 명 있다 해
나와 꼭 똑같은 삶을 살며
다른 결말을 본다니
부럽기도 하네
이러다 보면 또 아침이겠지
달과 내 사일 질투하듯
열을 내는 햇빛은
창문 틈새로 날 흔드네
딱 5분만 더 상상을 하고픈 데
이러다 보면 또 아침이겠지
달과 내 사일 질투하듯
열을 내는 햇빛은
창문 틈새로 날 흔드네
딱 5분만 더 상상을 하고픈 데
나를 쏙 빼 닮은
다른 차원에 사는
사람이 여러 명 있다 해
나와 꼭 똑같은 삶을 살며
다른 결말을 본다니
부럽기도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