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하얀 배꽃이 저물고
또 몇 달이 지나
기승하던 해가 잠시
더운 숨을 고르고
푸른 산이 검게 짙은
멍이 들어갈 무렵
오래도록 고여있던 마음과
소리없이 머금었던 원망이
감당할 수 없이 서러웁게
결국 한꺼번에 베어나왔지
그래 남김없이
모두 다 내려놓고
시원하게 울고 가렴
이제 다시 피우지 못해도
맺힌 채 떠나진 마
그래 부지런히 또 덤덤하게
이 비를 견디고 나면
이제 정말 마지막
일지도 모를 널
환하게 웃으면서 보내야지
뜨거운 이 여름 저물고
가을 또 겨울
봄이 와도 가시지 않은
깊은 목마름
여전한 그리움에 맘이
타들어갈 무렵
치유받지 못한 너의 상처와
다독이지 못한 나의 후회가
감당할 수 없이 버거웁게
결국 한꺼번에 터져나왔지
그래 남김없이
모두 다 내려놓고
시원하게 울고 가렴
이제 다시 피우지 못해도
맺힌 채 떠나진 마
그래 부지런히 또 덤덤하게
이 비를 견디고 나면
이제 정말 마지막
일지도 모를 널
환하게 웃으면서 보내야지
그래 남김없이
모두 다 내려놓고
시원하게 울고 가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