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부모가 내 장령을 어기더니
그런 변을 당하였구나
명춘에 나갈 때는
내가 출행날을 받아줄테니
그 날 나가도록 허고
흥보씨 은혜를 갚자허면
보은표 박씨를 하나 물고가거라
그렁저렁 삼동을 다 지내고
춘삼월이 돌아오니 흥보제비가
보은표 박씨를 입에다 물고
만리 조선을 나오는디
흑운 박차고 백운 무릅쓰고
거중의 둥둥 높이떠
두루 사면을 살펴보니
서쪽지척이요
동해창망하구나
축융봉을 올라가니
주작이 넘놀고 상익토 하익토
오작교 바라보니
오초동남 가는 배는
북을 둥 두리둥둥 울리면서
어기야 허야 저어가니
원포귀범이이 아니냐
수벽사명 양안태요
불승청원 각비래라
날아가는 저 기러기
갈대를 입에다 물고
입점이점이 떨어지니
평사낙안이 이 아니냐
백구백로 짝을 지어
청파상에 왕래허니
석양천이 거 있노라
회안봉을 넘어 황릉묘 들어가
이십오현 탄야월의 반죽가지
쉬어앉어 두견성을 화답허고
봉황대 올라가니
봉거대공의 강자유라
황학루를 올라가니
황학일거 불부반의
백운천재 공유유라
금능을 지내어 주사촌 들어가
공숙창가 도리개라
낙매화를 툭 차
무연에 펄렁 떨어지고
이수를 지내어
계명산을 올라가니
장자방 간곳없고
남병산 올라가니
칠성단이 보인터라
연제지간을 지내어
장성을 지내어
갈석산을 넘어 연경을 들어가니
황국전에 올라앉어
만호장 안을 구경허고
정양문 내달라 상달문 지내어
동관을 들어가니
산미를이 백이로구나
요동 칠백리를 순숙히 지내어
압록강을 건너 의주를 다달라
영고탑 통군정을 올라앉어
안남산 반남산 석벽강 용천강
좌우령을 얼른넘어 부산 팔마
환마고개 강동다리를 건너
평양은 연광정
부벽루를 구경허고
대동강 장림을 지내
송도를 들어가 만월대 관덕정
박연폭포를 구경허고 임진강
시각을 건너 삼각산에 올라앉어
지세를 살펴보니
처량헌 대원맥이
중령으로 흘리쳐 금화 금성이
분개허고 춘당영춘 휘돌아
도봉망월대 솟아있고
삼각산이 생겼구나
문물이 빈빈허고
풍속이 희희하야
만만세지 금탕이라
경상도는 함양이요
전라도는 운봉이라
운봉함양 두얼품에
흥보가 사는지라
저 제비 거동을 봐라
박씨를 입에다 가로물고
남대문밖 썩내달라
칠패팔패 패다리지내
애고개를 얼른넘어
동작강월강 승방을 지내었구나
남태령 고개를 넘어
두쭉지 옆에 끼고 수루루루 펄펄
흥보문전을 당도허여
당상당하 비거비래
편편히 노는 것은
무얼 같다고 이르랴
북해 흑룡이 여의주를 물고
채운간으로 넘노난듯
단산봉황이 죽실을 물고
오동속으로 넘노난듯
집으로 펄펄 날아들어
들보위에 올라앉어
제비말로 지지운다 지지지지
주지주지 거지연지 우지배요
낙지각지 절지연지 은지덕지
수지차로 함지표지 내지배요
빼드드드드드드 흥보가 보고
좋아라고 어 떴다 내 제비야
어디갔다가 이제 온가
아리롱 아리롱허니
어찌 아니 반가운가
저 제비거동을 봐라
박씨를 입에다 가로물고
흥보양주 앉은 앞에다가
박씨를 때그르르르르르
떨어뜨리고
백운간으로 날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