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일은 5월 1일
메이데이 노동자의 날
날짜에 얽힌 사연은 치열해도
참 좋은 계절에
태어났다고들 하지요
내 생일은 5월 1일
일개미의 운명을 가진 거죠
입엔 불평을 달고 살아도
손에서 연장을 내려놓은 적 없죠
하지만 영혼은 한여름 베짱이
아니면 임신을 꿈꾸는 일개미
보너스와 휴가로는 메울 수 없는
운명과 영혼의 거대한 간극
도저히
수습이 안될 균열과
뒤죽박죽 꼬여버린 인생의
결정적 제일 원인은
지독한 운명과 영혼의 괴리
내 생일은 5월 1일
메이데이 노동자의 날
타고난 몸뚱이는 허약해도
단련된 일 근육으로
그럭저럭 버텨왔죠
내 생일은 5월 1일
내일은 꼭 떠나리라 다짐하죠
그런데 늘 그게 마음뿐이지
훌쩍 몇 년이 또 흐르고 말아요
그래도 한 가지 참 고마운 것은
내게 주어진 두 개의 손
펜대와 기타와
공구를 다룰 수 있는
나의 두 손에 진정 감사해
도저히
수습이 안될 균열과
뒤죽박죽 꼬여버린 인생의
결정적 제일 원인은
지독한 운명과 영혼의 괴리
내 생일은 5월 1일
굳은살이 박힌 거친 손은
이제 아무리 살펴보아도
예전의 모습을 찾을 수 없어요
도저히
수습이 안될 균열과
뒤죽박죽 꼬여버린 인생의
결정적 제일 원인은
지독한 운명과 영혼의 괴리
하지만 두 손엔 진정 감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