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아이에게는
세상에 추악함을 이야기하지 않아
모두가 잠든 새벽에
학교옥상에 천천히 올라가
배불뚝이 치킨 배달 아저씨
9회 말에 역전홈런은 없었어
가족들의 웃음을 바랬지만
저 높은 송전탑 위 찬바람들뿐
모두 뭘 바라보며 사는 걸까
바로 옆에 누군가가
쓰러져 가는데
모두 뭘 바라보며 사는 걸까
바로 옆에 누군가가
쓰러져 가는데
당신도 나도 모두가
숨을 쉬며 살아가
누구도 선택해서
이곳에 온 건 아닌데
모두가 웃지 못하고
누구는 울어야 한다니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 건지
누군가 가난에 굶어
죽어가더라도 당신은
자신의 벌이보다
비싼 가방을 사고
누군가 공장에서
백혈병 환자가 되어도
잡지를 보며
예쁜 옷을 고르고
누군가 부모에게
매를 맞아 죽더라도
티비를 틀어
즐거운 예능을 보고
누군가 군대에서
목을 매고 자살을 해도
연예인의 결혼을 검색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