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울음소리 똑똑히 들리던
산중턱의 낡은 초가집
시래기 말리던 빨래줄처럼
입담 좋은 작은 할머니
소쿠리에 담긴 감자 두 알
매운 내 나는 김치 한쪽 얹어서
옛다 하며 무심하게 건네던
작은 할머니의 더 작은 손
졸고 있던 외양간의 늙은 소는
귀찮은 듯 꼬리 흔들고
마실 갔다 돌아오던 멍멍이는
배를 깔고 잠이 들었네
툇마루에 묻어 있는 세월
이놈의 하루 모질게도 길구나
나만 두고 모두 떠나 버렸단
풀잎 닮은 당신의 목소리
구름마냥 피어나는 저녁안개
가마솥은 춤을 추는데
귀를 쫑긋 멍멍이는 몸이 달아
제일먼저 달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