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이른바 문치는
권력이 총 끝에서
나온다는게 아니라
붓 끝에서 나온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러한 문치를
그렇게 나이브하게만
볼 수는 없는 것이
문인들이 말과 글로만
싸우는 것 같지만
항상 귀결은 피의 숙청입니다
항상 서로를 말살시키고자 합니다
가령 관동별곡의 저자로 유명한
송강 정철의 경우는
자기의 반대파였던 동인의 영수
이발의 어머니인 80여세 노모까지
고문해 죽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발의 아들이었던
6살짜리 아이까지
고문해 죽입니다
이것이 문치입니다
곧 사대부 정치의 비정함이죠
자신과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그 어머니와 그 아들까지
말살시키는 겁니다
사대부들이 뭐 우아하게
입으로 펜으로만 서로 토론하고
논쟁했던 게 아니라 이처럼 엄청난
말살 숙청 학살에 버금가는
만행들을 서로가 서로에게
계속 저지르면서
이렇게 사림이 분열되어 갑니다
이른바 진보 진영의 분열
이합집산을 연상하시면 되겠습니다
우리나라에 민주 진보진영의
정당이 몇 개입니까 지금 야권이
저 쪽은 한 개인데
이 쪽은 네 다섯 개가 넘죠
동인과 서인으로 분리되고
동인은 남인과 북인으로 분열되고
남인은 청남과 탁남으로 분열되고
북인은 대북과 소북으로 분열되고
서인은 노론과 소론으로 분열되고
노론은 시파와 벽파로 분열되고
여러분 이게 뭡니까 이게
뭐 박테리아입니까
끊임없이 분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