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에 숨어있다가도
빗소리에 밖으로 나간다
물 웅덩이를 건너뛴다
나는 비가 좋다
젖은 신발을 보며
젖은 신발을 보며
그때가 떠오른다
젖은 두 눈을 감고
젖은 두 눈을 감고
나는 추억에 젖는다
처마에서 떨어지는 물 소리
그 소리에 귀 기울이다가
웅덩이에 신발이 젖는다
나는 비가 좋다
젖은 신발을 보며
젖은 신발을 보며
그때가 떠오른다
젖은 두 눈을 감고
젖은 두 눈을 감고
난 지금도 널 기억한다
비가 그치면 소리도 멈춘다
작은 환상에서 빠져 나와
초라한 내가 된다
장마가 끝나지 않기를 바랬다
기억이 그 곳에서
멈추지 않기를
이제는 비를 기다린다
그때 그 비를 기다린다
기다리던 비가 쏟아진다
그리고 그 비에 나를 맡긴다
이제는 비를 기다린다
그때 그 비를 기다린다
기다리던 비가 쏟아진다
그리고 그 비에 나를 맡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