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의 하루 (Feat. 최보람)
Roman Apes
앨범 : 취준생의 하루
작사 : 김범식
작곡 : 김범식, 박재형
편곡 : 김범식, 박재형, 서우재
제일 가고 싶었던
회사의 서류 전형 발표
떨리는 맘을 부여 잡고
제발 좀 붙었으면 좋겠다
주민번호 넣고 확인
귀하는 참 뛰어난 인재지만
이번 채용에선 함께 하지
못했다는 멘트
혹시 한 글자를 잘못 읽었나
다시 보고 다시 봐도 불합격
이게 도대체 몇 번째야
나는 역시 안 되나 봐
그 때 스터디 카톡방에선
최종 합격 했다는 동생
한 턱 쏜다고 나간 술자리
당연히 축하해 줘야지
하지만 왠지 씁쓸한 기분
다들 잘 될 거라고
나를 위로하지만
솔직히 모르겠어
집에 와 자소서를 또 쓰고
입사 지원 학교 학점 토익 유학
자격증 인턴 대외활동
뭐가 문제인 걸까
내가 살아온 인생은 안 바뀌는 걸
내가 하고 싶은 게 이걸까
써 봤자 뭐 해 어차피 떨어지겠지
돼도 만족 못할 것 같애
그럼 이제 뭐 하지
오늘도 그냥 또 하루가 가요
아무 것도 안 했던 것처럼
내일은 다를지 잠이 안 오네요
토익 문제를 풀었다가
인적성 공부를 했다가
새로 뜬 채용 공고를 또 봐
기업도 정말 많다
근데 왜 날 오라고
하는 곳은 없을까
전공 적성 상관 없이 보지도 않을
자소서 빈칸을 채우다
맞아 난 이런 일을 하고 싶지 않아
그러니 붙을 리 없잖아
근데 그러면 되냐
다 할 수 있다 잘 한다
사실 난 그런 인간형이 아냐
자꾸만 낮아지는 내 가치
그래도 쓸모 없다는 건 기분 나빠
하고픈 걸 해도 힘들었단 말야
부모님은 내가 맨날 노는 줄 아셔
나도 답답해 술을 마셔
얼른 졸업해 취직하고 장가가서
아들 딸 낳고 살고 싶어
근데 그게 정말 힘든 것 같어
높은 연봉 비싼 차 내 집 마련
그저 남들 얘기지 뭐
평생을 남 부러워하며
열등감에 사로잡혀
28년 간을 반복해도
패자로 남어
다시 살면 잘할 수 있을까
남들이 정한 기준에 맞춰
평범하고 또 평범하게
절대로 다르지는 않게
오늘도 그냥 또 하루가 가요
아무 것도 안 했던 것처럼
내일은 다를지 잠이 안 오네요
나도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요
왜 기회조차 안 주는 건지
세상이 날 아직 몰라 줘도
괜찮아 힘을 내
포기는 안 할 거야
오늘도 그냥 또 하루가 가요
아무 것도 안 했던 것처럼
내일은 다를지 잠이 안 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