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김이 하얗게 오르던 어느 밤
초록빛 하늘이 춤추고
별들은 강처럼 흘러
내 맘 깊게 파인 흉터로 고이면
호수가 되어 아픔을 덮어주고
안개 속 엷은 달빛 스미면
검은 숲 가득히 하얀 눈 머금어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밤이 와도
오히려 반짝이는
내 기억 속 오래 전
이야기를 닮은 곳
그리움 두터운 얼음에 갇혀서
수많은 시간이 흘러가도
조금도 변해지지 않고
영원히 그대로 깊이 간직되는 곳
발자국 아쉬움만큼 깊어져도
어느새 쌓인 눈에 모두 지워지고
마침내 이 길 끝에 이르면
작은 섬 흩어진 기억의 바다엔
파도조차 모두 얼어붙어
아무 소리도 나지 않고
아련한 너의 노래만이 들려 오는 곳
눈물 대신 별이 쏟아지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