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바탕 시원하게 방귀를 뀐 며느리의 얼굴색은 돌아왔어. 하지만 방귀 소리에 놀란 식구들은 얼굴색이 파랗게 질렸지.
“방귀 두 번 뀌었다간 집이 무너지고 식구들 몸도 성하지 못하겠구나.”
시아버지는 기둥을 붙잡은 채로 한숨을 푹 내쉬었어.
“아이고, 저런 며느리 그냥 두었다가는 큰일 나겠네.”
시어머니는 솥뚜껑을 떨어뜨린 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어.
신랑은 문밖으로 날아가는 바람에 정신을 못 차린 채 얼빠진 표정으로 앉아 있었지.
“아가, 네가 방귀를 뀔 때마다 우리 식구가 성하지 못할 것이고, 너는 방귀를 못 뀌어서 힘들 것이니, 아무래도 네가 친정으로 가는 게 낫겠구나.”
시아버지는 눈물 흘리는 며느리를 데려다 주려고 함께 길을 떠났어. 가는 길에도 며느리는 방귀를 참느라 얼굴색이 점점 나빠졌지.
“얼마나 걸은 것이냐? 다리도 아프고 배도 고프구나.”
“네, 아버님 여기 대추나무 아래에서 잠시 쉬었다 가시지요.”
잠시 쉬어가려고 커다란 대추나무 밑에 앉아 쉬던 시아버지가 대추나무 꼭대기에 매달린 잘 익은 대추를 보고 말했어.
“저 대추 맛 좀 보았으면…….”
“제가 따 드릴게요. 아버님은 저쪽에 가 계세요.”
시아버지는 며느리가 하라는 대로 멀찌감치 떨어졌어.
“하나, 둘, 셋! 뿌우웅!”
우두두둑
며느리는 엉덩이를 대추나무에 바짝 대고 방귀를 뿌웅 뀌었어. 그러자 대추가 우두두둑 떨어지는 거야.
시아버지는 며느리가 주는 대추를 맛있게 먹었어.
“얘야, 내가 잘못 생각했구나. 네 방귀가 무섭기만 하고 아무 짝에도 쓸모없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아무 짝에 쓸모없는 물건은 없다는 어른들 말씀이 정말 맞는 말씀이구나.”
“그리 생각해주시니 고맙습니다. 아버님.”
“생각해 보니 네 방구는 정말 쓸모가 많겠어. 얘야, 우리 집으로 돌아가자! 가는 길에 네 기묘한 방구를 어떻게 쓸지도 이야기하면서 말이야.”
시아버지는 며느리 등을 토닥토닥 두드리며 말했어.
다시 돌아온 며느리는 식구들과 함께 그 특별한 방귀로 마을에서 아주 유명해졌다고 해. 그리고 온 식구들이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이야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