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유년
나는 어릴 적 비오는 날을 가장 싫어했다.
왜냐면 내겐 우산을 들고 교실 밖에 서 있을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난 텅빈 운동장 한 가운데에 홀로 서서
뜨거운 비를 내 작은 몸으로 맞아야만 했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어머니께 왜 나에겐
아버지가 없어야만 하는지를물었을 때
어머니의 눈물까지도 내 몸을 적셔야만 했다.
2)어떤이들은
세상에 많은 아들이 아버지를 잃은 채 살아간다
어떤 이들은 아버지를 저 먼
세상에 먼저 보낸 슬픔에 젖어
사는 이도 있고 또 어떤 이들은
아버지를 두고있으면서도
헤어져 잊어 버린 채 살아가는 이도 있다.
또 어떤 이들은 아버지에 대한 상처로
외롭고 긴 어둠 속에서 세상을 바라보면서
살아가는 이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