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푸른 봄이 돌아오면
따가운 그 햇살 아래서
만나리라 우리들은
손꼽아 기다린 날처럼
일렁이는 축제의 풍경
춤추는 나뭇잎 아래서
만나리라 우리들은
부풀은 마음을 감추고
바람 머리칼을
한없이 흩뜨러 놓아도
옅은 너의 미소는
알 수 없는 마음의 날들
반쯤 부신 눈을 비비며
만나리라 우리들은
따분한 얘기를 나누러
학생회관 자판기 커피를
하나씩 뽑아
텅 빈 운동장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누군가의 열린 창 틈으로
새어 나오던
트롬본의 울림이 라라라라라라
모두 좋아했던
하늘색 원피스를 입은 너
여전히 그 자릴 맴도는
서투른 마음을
눈물이 날 만큼
크게 웃어버리고 나면
그땐 알 수 있기를
짙푸른 봄이 돌아오면
따가운 그 햇살 아래서
만나리라 우리들은
손꼽아 기다린 날처럼
만나리라 우리들은
모두 어제였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