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그렇게 내 손을 꽉 잡은 채
잠이 들어버리는 바람에
난 하마터면 손목에
쥐가 날 뻔했어
실은 내 팔이 불편한 자세로
비틀어져 있었다고
잠이 들어도 손을
놓치지 않는 법을
대체 너는 어디서 배웠는지
난 그게 하도 신기해
잠든 널 한참이나 물끄러미
보고 있었지 뭐야
한참을 자다 큰 창으로부터
들어오는 오후의 볕에
슬금슬금 눈꺼풀이 열렸어
햇살은 온 마루를 덮을 만큼 길고
바싹 덥힐 만큼 뜨거웠기에
살며시 일어나 창을 등지고 앉아
몸으로 작은 그늘을 만들었고
내 그늘 속에 들어온
네 얼굴을 살폈지
조금 더 그렇게 그렇게 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