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긴 몰라도

한승석 & 정재일
앨범 : 바리abandoned

모를레 모를레라
아무리 알자 해도
암만 해도 모를레라
엇다 염병 이내 속이여
아마 글쎄 모르긴 몰라도
돌아오던 그 아이
고개를 갸우뚱 했을지 몰라
이제 와서 어쩌라고
그래서 뭐 어쩌라고
아비 같은 건 없어도
이제껏 잘 살았는데
어미 같은 건 몰라도
여지껏 괜찮았는데
이제 와서 날 찾으면
날다려 어쩌라고
엇다 염병 나도 몰라
새소리 지저귀는
떠나온 저 산중에
그냥 돌아가고
싶었을지도 몰라
모를레 모를레라
아무리 알자 해도
암만 해도 모를레라
엇다 염병 이내 속이여
아마 글쎄 모르긴 몰라도
길 떠나던 그 아이
속에선 천불이 났을지 몰라  
가라니까 등 떠밀려
가기는 가노라마는
허구 많은 귀한 자식
두었다 어디 쓰려고
내가 무슨 죄 지었나
왜 나만 갖고 그러노
서천서역 저 꽃밭도
병 고칠 약숫물도
엇다 내가 알 게 뭐야
흐르는 물을 따라
옆길로 샛길로만
아주 달아나고
싶었는지도 몰라
모를레 모를레라
아무리 알자 해도
암만 해도 모를레라
엇다 염병 이내 길이여
그저 길 좀 알자는 게
그 무슨 대수라구
빨래도 빨래도
산더미같은 빨래요
밭갈이 논갈이두
천 이랑 만 이랑
길 묻던 그 처녀
모르긴 몰라도
못한 욕 꾸역꾸역
씹어 삼키느라
밥은 안 먹어도
배가 불렀을라
엇다 염병 우라질
이놈의 세상엔 공짜가 없구나
저 시커먼 놈 말하는 것 보게
그깟 꽃 몇 송이 약수 한 사발에
꽃같은 내 몸을 통째로 달라네
여린 새순 진액을
쪽 빨아먹겠다네
한놈 낳고 두놈 세놈
아들 셋 나줬더니
제 볼 일 다 봤다고
바람처럼 훌쩍 가네
허허 염병 우라질
이놈의 세상은 이놈의 세상은
그만 기가 차고 말문이 멕혀
이고 지고 안고 업고
돌아오던 그 홀어미
엇다 이거나 먹어라
헛방귀나 퉁퉁
뀌며 왔을지 몰라
아마 글쎄 모르긴 몰라도
그래서 우리 바리
뚝심이 그렇게 좋은지 몰라
멀고 먼 길 다 지나와
건널 것 다 건너와서
아무 말씀 안 하시구
물끄러미 보실 때에
아무 말씀 안 드려도
이 마음 다 아시겠지
어느 날 마지막 강가에
우리 섰을 때
엇다 염병 건너 가거라
툽툽한 그 손으로
내 어깨 툭 치시면
퍼뜩 깨어 건너갈
한 세상 꿈이여
모를레 모를레라
아무리 알자 해도
암만 해도 모를레라
엇다 염병 이내 속이여
허허 염병 이내 길이여
모를레 모를레라
알다가도 모를레라
모를레 모를레라
알다가도 모를레라
모를레 모를레라
알다가도 모를레라
모를레 모를레라
알다가도 모를레라
허허 우리들 한 세상 꿈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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