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많이 두려웠다
내가 쥐고 있던
그 사람이 달아날까봐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잊혀질까봐
누구나 겪는 과정이
내겐 왜 이리 벅찬지
그녈 떠나는 일이
왜 이리 어려운지
도착을 알리는 정적이 밉다
그렇게 첫차에 몸을 싣는다
귓가에 맴도는 김광석의 노래
커튼을 젖혀 차창 밖을 보네
지나온 시간이 영화처럼 스친다
밀려오는 아쉬움에
한숨만 내쉰다
내게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다면
사랑한다고 말했을 텐데
내게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다면
기다려 달라고 말했을 텐데
시간도 기억도 모두 다 버려
눈 감고 귀 막고 이젠
다시는 기억도 말아
또 다른 사랑도 말아
할 수가 없어 기다려 달란 말
결국은 첫차에 홀로 남은 나
끝까지 겉으로 쿨한 척 했지만
사실 속으로 울고 있었다
이제는 잠시 손을 놓아야 할 때
마음 속에 묻어두고
떠나야 할 때
내 마음에 그 사람을 적는다
그리곤 내게 주어진
길을 향해 걷는다
시간도 기억도 모두 다 버려
눈 감고 귀 막고 이젠
다시는 기억도 말아
또 다른 사랑도 말아
또 다른 사랑도 말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