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대기중 죽는 날만 대기중
공장 근무 5년차의 유독가스 중독증
폐가 망가졌어 시꺼멓게 썩어들어가고 있어
살아봐야 12달 보조금 자격미달
보상받을 수도 없는 저주받은 계약직
어차피 죽을꺼 깨끗허게
바로 죽어도 좋겠군
시체닦는 일을 하지 이름은 김익수
무감감증 장애라고 들어는 봤나여?
맞아도 몰라 아픈 느낌도 전혀 안나
무서움도 두려움도 느낄 수 없어
조폭 한번 해보다가 감방에 갔어도
약혼녀가 무섭다고 도망을 갔어도
아무 느낌 없는 나는 아무짝에 쓸모없어
바보같은 내 심장은 펌프질만 계속해
어릴땐 몰랐어 내가 왜 이럴까
그저 무딘거라 생각도 했지만
남들은 추켜세웠지
용감하다 겁이없다 남자답다 듬직하다고
사시미에 찔려 배가 찢어져도
찢어진 틈으로 피가 쏟아져도
아무것도 몰라 나는 느낄 수가 없어
그런데 사실은 그게 더 치명적 저주받은 내 몸
내이름은 조말춘 들어주니 고맙군
호화버스 개발해서 돈 잘버는 재주꾼
나는 타고났어 사업으론 나보다 잘난 넘 없어
하지만 난 기러기 마누란 바람피지
애들은 아빠 얼굴도 기억하지 못하지
돈만 붙여달래 돈돈돈돈
쓸쓸한 기러기 아빠
수면제를 먹었는디 눈만 멀뚱한거야
빌어먹을 약사선생 비타민을 줬당께
배를 째고 누웠는데 119가 온거야
시체틈에 숨은 나를 용케도 찾더군
버스에다 기름 붓고 불을 질렀었는데
자동으로 불도 끄고 신고마저 하더군
죽는것도 쉽지 않아 119는 싫어
내 노래 내 입술 한 생각만 하지 어찌하면 죽을까
나 이젠 지쳤어 느낄 수도 없어 한순간의 기쁨도
세상은 온통 무채색 가슴엔 슬픔만 가득해
세상은 빛을 잃었고 가슴엔 아픔만 가득해
희망을 찾을 수 없어
희망은 이제 지난 꿈
내 눈물 내 숨결 눈앞을 가리고 심장을 도려내지
내 영혼 내 육신 걸을 수 있다면
인생의 마지막길
기도할 수 있다면 선택할 수 있다면
영원한 자유를 찾아가리
우울한 영혼의 자살 여행